[르포] 이란 대선 D-1…개혁파 "부정선거 될라" 초긴장

입력 2017-05-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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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란 대선 D-1…개혁파 "부정선거 될라" 초긴장

2009년 대선 석연치 않은 개혁후보 패배 '악몽' 우려

이란 최고지도자도 '믿을 수 있는 선거' 강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중도·개혁파와 보수파가 선거 막판 각자 후보 단일화를 성사해 그 어느 때보다도 양자 대결이 팽팽한 탓이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하는 이들 개혁파 진영에서 최악의 경우 2009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이 뚜렷이 감지된다.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하는 텔레그램 채널엔 "1388년(서양력으로 2009년)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글이 유포되고 있다.

2009년 이란에선 대선 직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녹색 운동)가 벌어졌다.

집회·결사의 자유가 제한적인 이란에서 거리 시위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대선에서 강경 보수 인사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결선투표에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다는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젊은이들이 이에 항의하면서 거리로 뛰쳐나왔고,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났다.

2009년 대선과 반정부 시위의 기억이 여전히 또렷한 개혁 진영에선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을 막으려고 이번 대선에서 보수파가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유권자는 트위터에 "보수파가 관리하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투표하지 말고 중립적인 학교에서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에선 유권자가 투표소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다른 유권자는 "혹시 모르니 기표한 뒤 (로하니 대통령을 찍은) 투표용지를 촬영해 인터넷에 모두 다 함께 올리자"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란 국영방송이 로하니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편집해 편파 보도한다는 소문과, 로하니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를 경찰이 겁을 줘 방해했다는 확인되지 않는 소식 등이 인터넷을 통해 혼란스럽게 유포되고 있다.

후보자 간 설전도 과열 양상을 보였다.

보수 후보인 에브라힘 라이시는 17일 유세에서 "로하니 정부의 '구걸하는 외교'정책으로 적들(서방)이 우리의 현금을 빼먹는 꼴이 될 것"이라며 "로하니 대통령은 권력을 사익을 위해 썼다"고 맹비난했다.

로하니 대통령도 "과거 보수정권은 우리 석유 시장을 사우디아라비아에 갖다 바쳤다"면서 "이란 국민은 속임수와 정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선거 막바지 더 첨예해진 보혁 대결로 선거 분위기가 혼탁해지자 최고지도자가 나서서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7일 "선거와 관련된 정부 조직은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며 "지금도 믿을 만하지만 국민의 투표를 보호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주문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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