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개조 의혹에서 노선 증차 특혜로…서울시, 직위해제
금품수수 경위·배경·청탁 내용 추적…당사자 "빌린 돈"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이태수 기자 = 경찰이 서울 시내버스 운수업체의 비리에 서울시 공무원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버스 운수업체로부터 1억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시 교통본부의 팀장급 간부 A 씨를 수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올해 3월 말 서울시 일부 버스 운수업체가 자격없이 버스와 승용차 등을 불법으로 개조한다는 첩보를 확인해 서울시청 버스정책과 등의 시청 사무실과 운수업체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3월에 압수수색을 받은 업체가 과거 A씨에게 선물을 건넨 사실을 확인해 계좌추적에 나선 결과 당시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른 업체가 A씨에게 돈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경기도의 업체로부터 '여의도로 가는 노선을 증차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애초 '버스 불법개조' 의혹 확인에서 시작해 '노선 증차 특혜' 의혹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A씨는 이달 초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서울시에서 직위 해제됐다. 이후 장기 휴가를 냈으며 열흘 이상 출근하지 않은 채 자택에도 오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신병 확보를 위해 지명수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씨는 지인과 동료에게 "돈은 빌린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도심 알짜 노선이 아닌 여의도행 노선에 억대 금품을 제공할 개연성이 낮아 보인다는 시각도 있어 경찰은 구체적인 금품수수 경위와 배경, 추가 청탁 여부 등을 광범위하게 수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시는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문제점이나 원인을 찾아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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