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400억원 규모 호주 사상 최대 화이트칼라 범죄 연루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국세청(ATO) 고위관리의 자녀가 포함된 화이트칼라 범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국세청 고위관리도 아들 부탁으로 국세청 정보에 무단으로 접근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파문은 확산하고 있다.
19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8개월의 수사 끝에 지난 17일 주택과 사무실 등 28곳을 급습해 세금 사기단 약 10명을 체포했다.
세금 사기 액수만 1억6천500만 호주달러(1천400억원)로 호주 화이트칼라 범죄 역사상 최대 규모다.
세금 사기 규모도 크지만 체포된 이들 중에는 현 국세청 차장 마이클 크랜스턴(58)의 아들 애덤(30)과 딸 로런(24)도 포함됐다. 애덤은 사기극에 주요 역할을 했으며, 로런은 불법으로 획득한 자금을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둔 회계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국세청으로 넘어가야 할 세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고객사 직원들의 세금 납부를 대리하면서 국세청 직원들이 무시하고 넘어갈 정도로 체납액을 아주 적게 만들어 세금을 빼돌리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돈으로 고급 차들과 호화 주택들, 비행기 2대, 고급 와인, 보석류, 미술품 등을 마구 사들였다.
국세청 측은 내부 시스템을 통해 혐의를 인지하고 경찰과 합동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국적 기업과 부유층의 탈세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크랜스턴 차장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크랜스턴 차장은 아들 부탁을 받고 국세청 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뒤 자료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어 유죄가 입증되면 최대 5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랜스턴 차장 이외에도 다른 3명의 국세청 고위관리가 허용 범위 밖 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드러나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밖에 방송사 기자와 유명 변호사 등도 사기극 일당이 운영하는 다른 관련회사의 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밝혀져, 경찰 수사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