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생각보다 소탈하고 격의없이 대화…소통의 첫 출발"
"국가적 위기에는 통큰 협력, 인기영합적일 땐 강한 저항"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 관련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고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이날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을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와 관련해 우리 당의 입장은 '사드는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다'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권한대행은 "사드 국회 비준을 꼭 해야 한다면 대통령께서 먼저 입장을 분명히 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사드를 무효화한다든지 되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정말 이런 문제까지 열어놓고 논의할 것인지 대통령께서 분명한 입장을 먼저 정해달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주요한 답변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미국, 중국과 협의를 통해 순리적으로 해나가겠다'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정 권한대행은 '일자리 추경'에 대해 "대통령이 공약한 공공일자리에 한정해서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문 대통령은 '사전에 충분히 내용 설명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공공일자리뿐 아니라 경제활성화 측면에서도 추경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회동이 예상보다 길어진 이유로는 "대통령이 생각보다 소탈하고 아주 격의 없이 원내대표들과 대화에 임했기 때문"이라면서 "서로 언로가 트여서 자연스러운 의견 개진이 많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야당 당사를 방문하고 열흘도 안 돼 원내대표들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서도 "'소통의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많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현안 과제를 계속 논의하는 소통의 자리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정 권한대행은 "대통령은 경제 위기와 안보 문제 등 여러 가지 현안을 처리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가진 자리라고 말씀드렸다"며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대해 제1야당으로 통 큰 협력을 하겠지만, 다만 나라 기조와 관계없거나 인기영합적인 방향으로 갈 때는 견제와 비판을 하고 강한 저항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상견례였기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덕담이 오갔지만 그래도 짚어야 할 항목은 거의 짚었다"면서 "소통의 첫 출발이라는 관점에서 좋은 의미로 봐주는 게 좋지 않나 싶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 권한대행은 회동을 마치고 국민의당 김동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날 검찰 인사와 관련해 "검찰 개혁은 반드시 필요한데 이번 인사는 보은인사, 코드인사라는 이야기를 했다.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소개한 뒤 "대통령이 계신 자리에서는 검찰 인사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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