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경과보고서 채택 전 물러나…광주시, 후속 조치 검토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질 논란으로 적격성 시비를 불러일으킨 광주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자진해서 사퇴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도시공사 사장 후보로 추천된 박중배 한국산업인력공단 위촉 산업현장교수가 스스로 후보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의회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됐던 사안에 대해 박 후보자와 광주시가 부담을 느꼈고 이같은 뜻을 윤장현 시장에게도 전달했다.
박 후보자는 과거 건설회사 재직시 돈 봉투를 설계심사위원회에게 전달했던 사실이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박 후보자는 "돈봉투인지 모른 채 상관의 심부름을 했을 뿐이며 검찰에서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공공기관 대표로서 지녀야 할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공사 내부 청렴도를 높일 묘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업무효율성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으며 청렴시책은 직원들을 제재하고 제어하는 것이며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조직원에게 정신적인 압박을 주는 것"이라고 답해 청렴성 인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낳았다.
후보 지명 이후 사전에 인사청문위원회 위원들을 만나려고 접촉을 시도했던 행동도 지적을 받았다.
공기업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점, 직무계획과 제출서류의 오류, 배우자의 잦은 고이율 대출 이용 전력, 도시공사 업무와 관련한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점 등도 오점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청문회 결과로 여론이 악화한 데다 오는 22일 채택하는 시의회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내용도 극히 부정적으로 나올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박 후보자와 광주시도 이를 우려해 자진사퇴 형식으로 경과보고서 채택 전 시의회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경과보고서 채택 전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나는 것이 최선책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3차 공모 여부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아 다시 공모하기보다는 당분간 지정대리로 도시공사를 운영한 뒤 지방선거 뒤 임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후보 사퇴에도 불구하고 적격자를 뽑겠다며 2차공모까지 거쳐 추천한 후보자가 청문회 직후 불명예 퇴진하게 됨에 따라 윤장현 광주시장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 과정의 심사 절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부적격 후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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