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증시 8.8% 폭락·달러 대비 환율 7% 넘게 하락
"브라질 정국 안정될까지는 투자자제해야"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탄핵 우려로 브라질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브라질 채권과 펀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탄핵 리스크가 해소되고 브라질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가지 관련 투자를 자제하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전날 8.8% 락했다. 브라질 통화인 레알화 가치는 미국화 달러화 대비 7.43% 급락했다.
또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급등해 채권 가격이 7% 넘게 하락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부패 정치인의 입막음을 위해 뇌물 제공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퇴진 요구를 받자 브라질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일주일 정도에 걸쳐 주가가 7% 정도 빠진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그 민감도가 더 높은 편이다.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년 만에 또 대통령 탄핵문제가 불거지는 바람에 브라질 정국은 급격한 혼란 속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내각은 사퇴를 고려하고 있고 야당은 테메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브라질 채권과 펀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좌불안석이다.
일부 국내 증권사와 은행에는 브라질 채권·펀드 환매 문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브라질 대통령 탄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채금리가 영향을 받을 순 있을 것"이라며 "리스크가 해소되고 정국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투자를 자제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당국도 브라질 탄핵 정국과 환율, 채권 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권창우 금융감독원 금융상황실장은 "브라질 대통령 탄핵 가능성과 관련해 헤알화 환율과 채권 가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금융당국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경제 기초여건이나 통화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정치적 이슈가 불거진 것이어서 단기 악재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연초 이후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기초여건을 놓고 보면 과민하게 반응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팀장도 "브라질이 2015년 경제위기 때 헤알화 가치가 100% 떨어졌는데 그때는 기초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았고 정부 정책도 반시장 정책을 펼치는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그때와 분명히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테메르 대통령 탄핵 이슈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브라질 주식과 채권, 헤알화를 매수하는 등 브라질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었다.
신 팀장은 "자산 가격 약세는 당분간 지속할 수 있지만 환율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해 보는 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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