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이방카, 사우디 가서 히잡 쓸까

입력 2017-05-20 04:23  

멜라니아·이방카, 사우디 가서 히잡 쓸까

트럼프, 2년전 "미셸 오바마 스카프 안쓴 건 상대 모욕" 꼬집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이번 주말 중동을 방문하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와 퍼스트도터 이방카가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히잡 또는 니캅)를 쓸지 관심을 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15년 1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셸 여사와 함께 사우디 리야드를 방문했던 상황을 먼저 돌아봤다. 당시 오바마는 압둘라 국왕 장례식에 참석하러 간 길이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사우디와 라이벌인 이란 핵협상 문제를 놓고 긴장관계에 있던 때였다. 하지만, 관심은 오히려 미셸 오바마의 의상에 쏠렸다고 한다.

대중 앞에 나서는 행사가 여러 차례 진행됐는데 미셸은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를 단 한 번도 착용하지 않았다.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쓰는 머리 스카프는 부르카, 니캅, 히잡, 차도르 등이 있는데 사우디에서는 눈만 내놓는 형태의 니캅을 주로 쓴다.

하지만, 외국인 여성에게는 머리만 가리는 느슨한 형태의 히잡을 쓰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미셸의 의상은 미국에서는 당당한 여성상을 보여준 것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대선 잠룡 중 한 명이던 트럼프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미셸) 오바마 여사가 사우디에서 스카프 두르기를 거부한 걸 보고 멋지다고들 하는데, 그들(사우디 사람들)은 모욕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적이 너무 많다."

워싱턴포스트는 2년이 지난 지금 '신고 있던 신발'이 완전히 바뀌어 이번에는 트럼프 가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꼬집었다.

그의 2년 전 공언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하는 여성인 멜라니아와 이방카는 공식석상에서라면 스카프를 두르는 게 맞아 보인다.

근래 사우디를 찾은 여성 지도자나 수반급 부인 또는 왕족을 보면 히잡이나 니캅을 쓰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영국 찰스 왕세자의 카밀라 왕세자비가 머리 스카프를 했고, 10년 전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선물받은 스카프를 두른 정도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서방의 수반급 여성 지도자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옷차림으로 사우디에서 외교활동을 했다.

사우디의 아델 알 주베이르 외무장관은 러시아 관영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일행의 사우디 방문에 대해 '영부인은 어떤 스타일의 의상을 입더라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여성경제지위향상회의 참석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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