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토머스제퍼슨대 연구진, 짝 찾을 때 수면 억제하는 신경세포 존재 확인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사람에게 잠은 소중하다. 그러나 재미있는 영화를 보거나 마감일이 코앞에 닥쳤을 때 등 이 '달콤한 잠'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초파리도 잠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음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파리는 '사랑' 때문에 잠을 줄였다.
20일 미국 토머스제퍼슨대 연구진은 "짝을 찾을 때 잠을 억제하는 신경이 초파리 뇌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초파리가 사랑을 위해 잠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온라인 학술지 '이라이프'(eLife) 16일 자에 실렸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고경희 토머스제퍼슨대 교수는 "지금껏 막연히 동물의 잠과 구애 행동이 경쟁적일 거라고 추정돼왔지만, 그 과정을 실험으로 입증한 적은 없었다"고 연구의 계기를 전했다.
연구진은 수컷 초파리를 관찰하며 수면욕과 성욕의 관계를 알아보기로 했다.
수컷 초파리가 혼자 있거나 다른 수컷 초파리와 있으면 밤에 잠을 잘 잤다. 그러나 주위에 암컷이 있으면 자는 시간이 줄었다.
다만 최근 여러 암컷과 교미해 성욕이 낮은 상태라면 주위에 있는 암컷에 신경 쓰지 않고 밤에 잠을 잤다.
이어 연구진은 수컷 초파리의 뇌 속 'MS1'이라는 신경세포가 이런 행동을 조절함을 확인했다. 이 신경세포는 수컷 초파리의 성욕이 어느 정도 높을 때면 수면활동을 억제하는 기능을 했다. 또 구애 활동을 촉진하는 신경세포와 연결돼 상호작용하며 수면과 구애 행동 사이의 균형을 이루게 했다.
MS1 신경세포는 지금껏 각성상태를 촉진하는 신경 물질인 '옥토파민'을 낸다고 알려졌지만, 이 신경세포가 성행동과 관련이 있음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에서는 노르아드레날린이 잠을 억제하고 각성을 지속하는 등 옥토파민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고 교수는 "초파리에서 발견된 현상을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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