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연장해도 국제유가 상승에는 한계 있을 듯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내달 말 끝나는 원유 감산 합의의 연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은 감산 연장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실제 국제유가의 벤치마크(기준)인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7일과 18일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틀 연속 올랐다.
국제 원유시장은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非) OPEC 진영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15일 감산 연장에 합의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의 석유장관과 에너지부 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감산 조처를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두 장관은 작년 말 감산 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180만 배럴을 감산하는 것을 다른 산유국에 권고하기로 했다.
시장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을 각각 대표하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합의한 만큼 다른 산유국도 감산 연장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감산 연장에 보태 감산의 폭을 확대하는 등 좀 더 진전된 조처로 나아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또 감산을 연장해도 국제유가의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50달러 안팎으로 회복되면서 미국 셰일오일 업체의 수익성도 회복됐고, 그 결과 이들이 앞다퉈 굴착기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감산 폭을 확대하려 할 경우 경제제재에서 막 풀려난 이란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감산 규모, 국가별 감산 할당량은 유지하면서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내년 3월까지 감산을 연장하면 수급 균형이 완전히 회복되고 원유 재고까지 줄기 시작하면서 올해 하반기 유가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워낙 재고가 많아 유가가 강세를 보여도 크게 상승하긴 어렵고, 하반기 두 차례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이 유가 인상의 억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C)의 마이클 위트너 글로벌 석유시장 연구소장은 "(OPEC 정례회의에서) 내년 3월까지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감산 연장 합의는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꿀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유 재고가 계속 감소하지 없는 한,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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