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쇠락한 인프라와 산업에 2천억 달러(약 22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투자가 이뤄지면 작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선사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사는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이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타임스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 실세로 꼽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가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투자금을 러스트 벨트에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사우디의 총 대미 투자액 추정치는 최소 400억 달러(약 45조원)에서 최대 2천억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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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우디의 대규모 투자 구상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이란 핵합의로 틀어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것이다.
더타임스는 사우디가 미국이 전통적 우방으로부터 멀어지고 이란에 다가서는 방식으로 중동정책을 재조정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우디는 경제 동반자 관계를 그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광범위한 경제 구조조정 계획, 공격적인 오일머니 해외투자 방침과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사우디 관리는 사우디의 대미 투자가 "전형적인 사업 사례"라며 보수적인 전략을 쓴 기존 소버린 국부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낼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외국이다.
19일 중동·유럽 순방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1일까지 사우디에 머물면서 살만 국왕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 정상회의,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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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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