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신분 밝히는 인정신문…법정 내 호칭은 피고인
구속 53일만에 공개장소 나와…옷차림·머리 모양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헌정 사상 세 번째로 열리는 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3일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공모해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대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을 연다.
이에 따라 재판 절차는 어떻게 진행될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주장을 하고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 신원 밝히는 '인정신문'…직업은 무직? 전직 대통령?
재판부는 첫 공판에서 먼저 박 전 대통령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진행한다.
기소된 사람과 법정에 출석한 사람이 실제 같은 인물인지 확인하는 절차로, 대리 출석이 금지된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을 사칭한 다른 인물이 재판을 대신 받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장의 질문에 따라 이름과 생년월일, 직업, 본적, 거주지를 밝혀야 한다. 여기서 자신의 직업을 '전직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도, '무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직업과 관계없이 법정 내 모든 절차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재판장, 검사, 변호인으로부터 '피고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이후 재판부의 지휘에 따라 검사의 '모두(冒頭)진술'이 이어진다. 이는 검사가 공소장에 근거해서 피고인인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무엇인지를 법정에서 구두로 설명하는 절차다.
다음으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있는지 등 입장을 밝힌다. 증거조사 계획을 세우기 위해 두 차례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밝힌 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이 원한다면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말할 수도 있다. 원치 않는다면 변호인이 밝힌 것과 동일한 입장이라고만 짧게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 朴, 수의 입을까 사복 입을까…'올림머리'는 어려울 듯
구속 상태인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모습으로 법정에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이 공개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올해 3월 31일 구속된 이후 53일 만이다.
형벌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 수용자인 박 전 대통령은 원한다면 수의 대신 사복을 입고 법정에 출석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에 앞서 지난해 11월 기소된 최순실씨의 경우 첫 공판 때 수의를 입고 출석했다가 이후 재판 과정에서 몇 차례 사복을 입었고, 이재용 부회장은 모든 공판에 정장 차림으로 나서고 있다.
정치 인생 내내 한결같이 유지해왔던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법정에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머리를 위로 올려붙여 모양을 내려면 머리핀을 최소 10개 넘게 고정하는 등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데다 혼자서 할 수 없고, 구치소에 머리핀을 반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40년 지기'인 최순실씨와 수개월만의 조우도 관심거리다. 두 사람이 언제 마지막으로 만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최씨가 지난해 10월 말 검찰에 긴급체포돼 최소한 7개월 이상 서로 만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오랜 인연이 결국 국정 농단 사태라는 역사의 비극으로 이어졌고 그 장본인인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법정에서 만나 어떤 감정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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