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정치인 소신있어야…충남지사 3선도전 여부, 적절한 시점에 말씀드릴 것"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서혜림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던 자신의 '선의' 발언에 대해 "지나고 보면 사실 두들겨 맞을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제가 경선 때 '선의' 발언으로 한 달 두드려 맞았다. 나중엔 거의 잠도 못 잤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지사는 민주당 대선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한 행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겠지만 결국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라고 언급해 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직업 정치인이 소신이 있어야 한다"며 "자기가 '똥고집' 피우는 게 아니라 내가 살아온 역사와 5천만 국민에게 옳은 길이라면 딱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선을 거치면서 많이 배웠다. 어떻게 아버지 어머니의 회초리를 피해서 제 얘기를 잘 전달해야 할지 조금은 잘 배웠다"며 "다음엔 제가 정말 잘 말씀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지난 경선 결과에 대해 "사실 지나고 보면 다 정해져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괜히 그 자빠뜨리지 못할 대들보 기둥을 붙잡고 용쓴다고 허리만 아프고 욕 태 바가지로 먹었다"고 농담을 섞어 회고했다.
이어 "2012년 문 후보로 대선에서 아깝게 지고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대세론'으로 표현됐던 국민의 큰 여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한 번 뛰어볼게' 하고 나갔다가 된통 어려움에 봉착하는 과정이었다. 여하튼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번 경선처럼 재밌고 깔끔하게 한 경선은 없었다"며 "모든 것이 여러분이 만들어낸 결과다. 누군가가 더 나갈 때 여러분은 우리를 꾸짖어 주셨고 더 '오버'하지 못하게 어떤 틀에 우리를 가뒀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열흘 동안을 지켜본 소감으로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안 지사는 충남도지사 3선 도전 여부에 대해선 "적절한 시점에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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