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를 잇는 수묵화, 김호석 화백의 설레는 도전

입력 2017-05-21 10:30  

한국과 인도를 잇는 수묵화, 김호석 화백의 설레는 도전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인으론 첫 개인전

"수묵화 먹물은 '인디언 잉크'…원류로 돌아와 인도인과 소통"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는 인도 관람객들에게도 충분히 그 뜻이 전달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0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인 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연 한국화가 김호석 화백은 지난 38년간의 자신의 작품생활을 오롯이 인도 관람객들에게 드러내고 소통하는 기회를 맞은 데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화백은 "수묵화에 쓰는 먹물을 영어로 '인디언 잉크'라고 한다"면서 "정작 지금 인도에서는 이 인디언 잉크를 쓰지 않는데 한국에서 이것으로 그린 것을 들고 원류로 돌아와 인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해 외국 정상 가운데 4번째로 인도 총리와 통화를 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려는 때에 이 같은 전시를 하게 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이 데뷔한 1979년부터 최근까지 38년간 그린 작품 가운데 83점을 선보인다.

김 화백은 1979년부터 2017년까지 전 기간에 걸친 작품들을 한자리에 전시하는 것은 한국에서도 아직 해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4년간 벌, 애벌레, 물고기 등을 소재로 그린 신작 30점은 국내에서도 전시한 적이 없다.

김 화백은 "최근작들은 원칙과 상식이 무너지는 상황을 보면서 인간과 동물이 다를 바 없다는 점과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도 도덕을 주장하는 황당함 등을 은유와 풍자를 담아 그렸다"면서 "이 그림들이 인도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뜯어 발겨진 붕어를 그린 '기억은 기억한다'라는 작품을 소개하면서 "여주 작업실 주변에 있던 도둑고양이가 참붕어를 종종 잡아먹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죽어 있어 살펴보니 뜯어 먹은 붕어 옆에 고양이 목에 걸렸었는지 피 묻은 가시가 흩어져 있었다"면서 이 모습을 보고 떠오른 생각이 있어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방을 죽이려 하면 제가 죽는다는 게 만고의 이치인데, 나쁜 짓 하는 놈은 제가 나쁜 짓 하는 걸 모른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런 이야기들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신작에는 미꾸라지와 그 지나간 흔적을 그린 '법의 한가운데'(2017년작), 여왕벌 한 마리와 뒤집혀 있는 수벌들을 그린 '한밤의 소'(2014년작) 등이 있다.




4개의 눈으로 잘 알려진 황희(1986년작), 손자를 등에 업고 놀아주는 할아버지를 그린 '풀들은 늙지 않는다'(2002년작) 등 그의 대표작도 전시된다.

아드와이타 가다나야크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그의 작품에서 내적 에너지와 영성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인도 관람객은 그의 작품을 통해 한국의 철학뿐 아니라 한국과 인도 문화에 공통으로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작 중의 하나인 '빛속에 숨다'를 제목으로 삼은 이번 전시는 이날 개막했으며 다음달 25일까지 계속된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