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오태석 연출이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한국적으로 풀어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25일부터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300년간 이어져 온 집안 간 반목 때문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던 원작의 골격에 우리의 전통적인 소리와 몸짓, 색을 더해 한국적으로 재해석했다.
오방색 커튼과 대청마루, 청사초롱 등이 배치된 무대에서 한국무용과 풍물 장단이 어우러진다. 3·4조, 4·4조 등 우리말의 운율을 살린 노래 같은 대사들은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죽음 뒤 두 집안이 화해하는 원작과 달리 두 집안이 더 큰 원한에 휩싸이는 비극적인 결말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올해로 등단 50년을 맞은 오 연출이 직접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은 작품이다. 영화나 TV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박희순, 장영남 등이 오 연출이 이끄는 극단 목화를 통해 이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
2007년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영국의 대표적인 연극 공연장 바비칸 센터를 비롯해 독일, 일본, 인도, 중국 무대에도 오르는 등 여러 차례 외국 공연에서 호평받았고 올해는 대만 공연도 예정돼 있다. 독일 매체는 "모든 장면이 엽서에 실어도 손색없을 만큼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들로 가득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22년간 계속 꾸준히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지만 오 연출은 "나는 아마추어이고 내 작품은 습작"이라는 태도로 이번 공연에서도 끊임없는 수정을 거듭하며 작품을 더욱 세심하게 다듬었다. 이신호, 정지영, 정진각, 송영광 등 출연.
공연은 6월18일까지. 가격 2만∼5만원. ☎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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