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윌버 로스(79) 미국 상무장관이 미국과 일본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일본을 압박했다.
로스 상무장관은 아사히신문 21일자에 게재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시작된 미일 경제대화와 관련해 "우리들의 희망은 최종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이 FTA를 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 5개국 중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의 FTA가 있지만, 일본, 중국, 유럽과의 사이에는 (FTA)가 없다"며 "이는 이치에 맞지 않다. 특히 일본은 상업적인 관계가 오랜 기간 대단히 강해졌고 안보적인 면에서도 긴밀한 관계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일본과 다자간 무역협정의 틀에서 벗어나 양자간 FTA를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지만, 이처럼 상무장관이 직접 FTA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2월 정상회담의 결과로 두 나라가 무역·투자 분야 등의 분야에서 협의할 경제 대화를 창설하기로 한 바 있다. 일본측은 미일 경제 대화를 통해 양자간 협정을 추진하는 미국을 다자간 협상의 틀로 끌어내려는 의도를 보여왔다.
로스 상무장관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트럼프 정권의 통상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앞서 "일본의 농업 분야 시장 개방이 첫 목표"라고 말한 바 있어 앞으로 통상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로스 상무장관은 미일 교류단체인 '재팬 소사이어티'의 회장을 맡고 1999년 경영파탄을 겪은 행복은행(현 간사이 어번 은행)의 구조조정에 참여하는 등 일본 기업에 대해 여러차례 투자한 적 있어 일본에서는 지(知)일파로 불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는 "TPP에서는 일본도 어느정도 양보한 적 있다. 앞으로의 협의에서 (TPP가) 합리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TPP의 통상 규칙을 토대로 일본에 시장개방 압력을 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로스 상무장관은 한국과 미국의 FTA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는 한미FTA 체결 이후 급증했다며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FTA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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