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엇갈린 행보…"무역왜곡 문제" vs "보호주의 경계"

입력 2017-05-21 11:45  

美·中·日 엇갈린 행보…"무역왜곡 문제" vs "보호주의 경계"

APEC 통상장관 회의서 '갈등'…美 빠진 TPP, 日주도 11개국 발효 '진통'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20∼2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 참가한 미국, 일본, 중국의 속내는 제각각이다.

미국은 공동 이익보다 자국 이익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재차 확인해 다른 회원국들과 갈등을 빚었다.

일본은 미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회생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국은 이런 틈을 타 TPP 대안으로 떠오르는 자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탄력을 붙이려는 모습이다.





이번 APEC 회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다자 통상무대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보호무역주의자로 알려진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

한 소식통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APEC 회의에서 무역 왜곡을 지적하며 공정한 무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종전까지 APEC 회의에서 무역 자유화가 화두가 된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불공정한 무역 협정과 관행으로 미국의 무역 적자가 급증하고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APEC 통상장관들의 공동 성명 발표가 이런 자국 입장을 성명에 반영하려는 미국과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다른 회원국들 간의 갈등 때문에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TPP에서 탈퇴한 데 이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FTA 등의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 통상장관들을 잇달아 만나 미국의 무역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양국 교역 증진과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높은 수준의 규범을 확립하기로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에 무게를 둔 반면 일본은 무역 자유화를 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APEC 회의 기간에 미국을 제외한 호주·뉴질랜드·베트남·말레이시아 등 11개 TPP 가입국과 별도로 회동, TPP 조기 발효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애썼다.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일본 경제재정상은 "TPP는 전략적, 경제적으로 중요하다"며 연내 큰 틀의 합의를 추진하고 있지만, 가입국 간 셈법이 달라 진통을 겪고 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은 애초 세계 최대의 경제공동체 탄생을 예고한 TPP에서 미국이 이탈하자 조기 발효에 부정적이다.

TPP 가입국들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약 6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미국이 빠진 상황에서 노동권과 지적재산권 보장 강화 등 TPP 이행조건을 감수하며 서둘러 발효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APEC 회의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며 전례에 따라 무역 자유화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그러면서 RCEP 협상의 연내 타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협상에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은 빠져있다.

하노이에서는 APEC 통상장관 회의 직후인 22일 RCEP 통상각료급 회의가 열린다. 중국은 이 회의에서 RCEP 협상에 속도를 내자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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