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을 유지하며 전진·대각패스 많고 다양한 공격루트 활용
7개 슈팅 가운데 4개가 유효슈팅…이승우·임민혁 '원샷원킬'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점유율을 지키면서 전진·대각패스가 많고, 높은 슈팅정확도에 수비조직력까지 갖춰다.'
34년 만에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하는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이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아프리카 복병' 기니를 3-0으로 완파하는 장면을 지켜본 팬들은 오랜만에 '축구 보는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체력과 개인기가 좋은 기니 선수들을 상대로 태극전사들은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문전 처리 미숙' 딱지를 떼어내고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3골 모두 스토리 있게 만들어 냈다.
'이승우 주연의 드리블 & 골', '이승우 조연, 임민혁 주연의 스루패스 & 골', '정태욱 조연, 백승호 주연의 헤딩 패스 & 골'까지 축구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골 장면이 기니전에서 모두 나와 팬들은 태극전사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이런 득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성인 대표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백·횡패스' 대신 '전진·대각패스'에 집중하면서 견고한 수비조직력과 공격진의 높은 슈팅 정확도가 어우러진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기니전 데이터를 보면 신태용호 축구가 왜 재밌었는지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축구 데이터 전문 분석업체인 팀트웰브(대표 박정선)의 경기분석 플랫폼인 '존(ZONE)14'에 따르면 한국은 기니를 상대로 총 389회의 패스를 시도해 이 중 312회를 성공하며 80.2%의 패스 정확도를 보였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전진 패스(109회)와 대각 패스(94회)를 합친 수치(203회)가 백패스(90회)와 횡패스(87)를 합친 수치(177회)보다 많다는 것이다.
이는 신태용호가 기니를 상대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는 방증이다. 패스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한국은 점유율에서 51대49로 기니를 앞섰다. 점유율과 공격축구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높은 슈팅정확도 역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한국은 기니를 상대로 7차례 슈팅을 했다. 수치만 보면 낮아 보이지만 실속은 챙겼다.
한국은 7개 슈팅 가운데 4개가 기니 골대 안쪽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이었고, 이 가운데 3개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한국 선수 가운데 백승호와 조영욱이 나란히 2차례 슈팅을 기록한 가운데 이승우와 임민혁, 이승모가 각각 1차례 슈팅을 했다.
이승우와 임민혁은 모두 득점에 성공, '원샷원킬'을 선보였다.
이승우는 도움도 1개 추가했는데 기니를 상대로 총 19차례 패스를 시도했다.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수비 가담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동료에게 패스로 기회를 주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는 증거다.
최전방 공격을 맡은 백승호 역시 2차례 슈팅 가운데 절반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패스 연결도 29차례나 시도했다. '바르사 듀오'가 욕심을 내기보다 팀플레이에 집중했다는 통계치다.
공격에서도 롱볼 플레이와 역습 플레이, 상대의 중앙을 공략하는 핵심 공간 플레이가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후반 36분 백승호의 쐐기골 장면은 롱볼 플레이의 전형이었다. 우찬양이 후방에서 최전방으로 롱볼을 날렸고, 공격에 가담한 장신 수비수 정태욱이 헤딩으로 패스하자 백승호가 재빨리 침투해 득점에 성공했다. 단 3번의 터치만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여기에 이승우는 혼자서 수비수 5명을 헤집는 드리블로 결승골을 만들었고, 임민혁은 이승우의 침투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팀트웰브 관계자는 "공격 지역에서는 1~3회의 빠른 패스를 통한 공격이 이뤄진 게 특징"이라며 "상대 진영에서 스피드를 앞세운 간결한 패스로 공격의 박진감을 더했다.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전진 및 대각패스가 많았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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