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 공항나가 영접…폴리티코 "국왕급 환대"
트럼프 "엄청난 날"…환영연회서 전통춤 맞춰 몸 흔들기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국내에서의 '러시아 스캔들'을 잠시 뒤로하고 총 9일간의 중동·유럽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방문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대의 환대를 받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에서 '국왕급'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킹칼리드 국제공항 활주로로까지 나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는 극진함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에 맞춰 공군기의 축하 비행이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 트랩을 내려오는 동안 예포도 발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한 거리에는 성조기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살만 국왕의 얼굴 사진이 나란히 나오는 광고판으로 장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형 이미지 빔이 숙소인 호텔 외벽에 투사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왕궁에서 살만 국왕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압둘아지즈 국왕 훈장도 받았다.
그는 첫날 밤 왕궁 환영연회에서 전통의상 차림으로 북소리에 맞춰 전통 칼춤을 추는 무리와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춤을 추듯 앞뒤로 몸을 천천히 흔들었다.
국내에서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직전 자신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설과 관련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미 역사상 최대의 정치인 마녀사냥"이라면서 강력히 반발했었다.
폴리티코는 살만 국왕은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위해 문자 그대로 '레드 카펫'을 기꺼이 깔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위신을 깎아내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코미 전 FIB 국장과 관련된 문제는 6천 마일 떨어져 있는 듯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 "엄청난 날이었다"면서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대미 투자와 일자리…"라고 말했다.
이번 사우디 방문 기간 민관을 아울러 체결한 총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방위협력과 투자협약 등을 언급한 것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 우후죽순처럼 확산하는 러시아 스캔들과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에서는 극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사우디 역시 2015년 이란 핵 합의로 오바마 행정부와 관계가 악화한 이후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과 새로운 출발을 갈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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