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엔 공중폭발…이번엔 최고고도 560㎞·비행거리 500㎞
합참 "북극성 2형(KN-15)과 유사"…"北 자체 로드맵에 의한 발사"
美 백악관 "北,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확인"…ICBM은 아닌 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21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은 500여㎞를 비행해 일단 성공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오전에도 북창 일대서 탄도미사일 1발을 쐈으나 발사대를 벗어나 공중에서 폭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같은 장소에서 오후에 쐈으며 당시와 같은 기종인 것으로 추정돼 실패 22일 만에 성공한 셈이 됐다.
비행거리로 봤을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합참은 지난 2월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북극성 2형'(KN-15)과 비행거리와 고도 등 제원이 유사하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관리도 이날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북한이 주로 오전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온 관례를 깨고 오후 5시에 가까운 시간에 발사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선에 맞췄을 가능성이 있지만, 원하는 시각에,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4일에는 평북 구성 일대에서 발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는 최대 정점고도가 2천110여㎞로, 780여㎞를 비행했다. 일주일새에 최고고도 560여㎞로, 500㎞를 날려보내 잇단 미사일 개발 성공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최근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시험 발사하는 지역이 모두 다르다. 화성-12와 같은 IRBM이나 사거리 1천㎞의 스커드-ER 등은 주로 평북 구성이나 동창리 일대서 발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창 일대서 이날 쏜 미사일도 '신형' 미사일 개발 과정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22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명칭과 기술적 특성 등을 공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스커드(300~500여㎞)와 노동(최대 1천300㎞)에 이어 스커드-ER(1천㎞) 미사일을 개발한 데 이어 사거리 3천㎞가량으로 추정되는 준중거리(MRBM) '북극성 2형'의 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사거리 4천500~5천㎞로 추정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호'도 개발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콜드런칭 방식으로 이미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사거리 3천㎞ 이상으로 추정되는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은 9번 시험 발사 중 한 차례만 성공했으며 그것도 400여㎞ 비행에 그쳤다. 무수단 미사일만 불완전한 상태로 무기로서의 신뢰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화성-12 미사일은 액체형 엔진을 사용하지만, 북극성 1·2형은 고체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이 액체와 고체형 엔진을 사용하는 미사일을 각각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평남 북창 일대서 지난달 29일 실패한 이후 이날 같은 장소에서 발사한 미사일도 북극성 2형 개량형 등 신형 미사일 가능성에 군 당국도 무게를 두고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오늘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4월 29일 북창에서 쏜 것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아직 무엇인지는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성-12형과 다른 미사일로 보인다"면서 "무수단 가능성과 함께 고체 개량형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액체형과 고체형 엔진의 경쟁을 통한 미사일 개발의 가속화와 다종화하려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신형 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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