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 "보수당내 노년층 복지축소 공약에 표 잃을까 우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오는 6월 8일 조기총선을 18일 앞두고 제1야당인 노동당이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과 격차를 크게 좁힌 여론조사 결과가 21일(현지시간) 나왔다.
보수성향 일간 더타임스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에 의뢰해 18~19일 벌인 조사에 따르면 보수당 지지도는 44%, 노동당 지지도는 35%로 각각 나타났다.
1주일 전과 비교해 보수당은 5%포인트나 떨어졌고, 노동당은 4%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노동당(16일)과 보수당(18일)이 총선공약을 발표한 이후 처음 나온 조사다.
직전인 15~17일 실시된 입소스 모리 조사에선 보수당(49%)이 노동당(34%)을 15%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더타임스는 9%포인트 격차는 올해 들어 가장 작은 것이라며 "보수당 총선공약 발표가 1주일 만에 격차를 절반 날려버렸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반면 노동당 지지도는 2015년 총선 이래 최고로, 제러미 코빈 대표의 강경 좌파 공약들이 표심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만일 유거브 조사결과대로라면 보수당이 현재 17석(실질표결 기준)인 과반의석을 46석으로 늘리겠지만, 이전에 나온 많은 여론조사가 예측한 '압승'에는 못 미친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사회적 돌봄'(social care·65세 이상 요양비 지원) 개혁과 난방비 지원을 받는 연금수급자 가운데 일정 소득 이상은 제외하는 선택적 복지로의 전환 공약이 표심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일부 각료가 사적인 자리에서 우려하는 가운데 나왔다.
공약에 따르면 일정 소득 이하 노인에게 요양비를 지원하는 현행 제도에서 소득을 계산할 때 집값을 반영하기로 변경해 수급자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대신 본인 부담 요양비를 더는 안 내도 되는 자산 기준을 상향(2만5천 파운드→10만 파운드로)했기 때문에 요양을 받다가 생을 마감할 때 최소 10만 파운드의 재산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보수당은 강조했다.
이 공약에 대해 유거브 조사에선 반대(40%)가 찬성(35%)을 웃돈 것으로 나왔다.
또 전날 발표된 저소득층 초등학생 무상급식 중단 공약도 학생 90만 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 코빈 대표는 난방비 지원과 연금수급개시 연령성향 금지 등 연금수급자를 겨냥한 5가지 공약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흔들리는 노인층 표심을 공략하고 나섰다.
노동당은 대학등록금 폐지, 국민보건서비스(NHS·한국 건강보험과 유사)·교육 예산 대폭 증액,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등 '부자 증세와 복지 확대'로 요약되는 공약을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983년 이래 가장 좌파적인 공약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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