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내 입지 줄어드며 출전기회 잡지 못한 시즌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손흥민(토트넘)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쌍용'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했다.
21일(현지시간) 동시에 치러진 2016-2017시즌 EPL 최종 라운드에서 기성용은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에서 후반 36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청용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두 선수의 팀 내 입지를 대변하는 출전시간이었다.
기성용은 2015-2016시즌 중반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 부임 후부터 전술과 팀 색깔 변화 등으로 출전시간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지난해 7월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올 시즌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기성용은 올 시즌 팀의 4라운드 경기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만족할만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5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는 교체돼 들어오다 귀돌린 감독의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을 연출해 비판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귀돌린 감독이 밥 브래들리 감독으로 바뀌면서 전환점을 맞는 듯했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지난해 11월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고 그즈음 중국 슈퍼리그 진출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기성용은 2월에도 무릎 부상으로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올 시즌 리그 38경기 중 선발로 13번, 교체로 10번 그라운드를 밟는 데 그쳤다.
2014-2015시즌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골(8골) 기록을 세우며 득점력을 과시했던 기성용이지만,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득점 없이 어시스트 1개를 기록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청용의 올 시즌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이청용은 2015-2016시즌 막바지에 언론 인터뷰에서 앨런 파듀 감독의 선수기용을 비판해 구단으로부터 벌금징계까지 받았던 만큼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이 점쳐졌다.
이청용은 그러나 그대로 크리스털 팰리스에 남았고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도 못했다.
지난해 9월 중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이청용은 소속팀 복귀 후 사우샘프턴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고, 다음 경기 선덜랜드전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는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 부임도 이청용에게는 호재가 아니었다.
이청용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시 한 번 이적 대상이 됐고, 이 시기 출전시간도 확보하면서 '쇼케이스'를 갖는 듯했다.
하지만 또다시 팀에 잔류하게 된 이청용은 2월부터 시즌 최종전까지 약 4개월간 단 한 차례 출전 기회를 잡는 데 그쳤다.
시즌 성적은 리그 4경기 선발, 11경기 교체 출전에 득점 없이 어시스트 1개가 전부였다.
2006년 나란히 K리그 FC서울에 입단하며 프로에 발을 내디뎠던 '쌍용'은 2014-2015시즌 EPL 한 무대에 뛰게 되면서 국내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두 '절친'은 이제 프리미어리그와 소속팀에서 계속 뛸지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bschar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