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산업 2.75%↓ 도요타 18%↓…실적개선 소니 35%↑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기업들이 엔고 타격으로 인해 올 여름 보너스 지급액을 2.75%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기업들은 여름과 겨울 두 차례로 나눠 연간 보너스를 지급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조사에 따르면 올 여름보너스(중간집계) 지급액은 5년 만에 줄어든다. 전산업 평균 지급액은 2016년 여름에 비해 2.75% 줄어드는 83만9천560엔(약 845만원)이다.
전체 지급액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전 수준을 유지하지만, 엔고 역풍을 받아 실적이 부진한 도요타자동차 등 제조업이 지급액을 줄이는 것이 영향을 미치며 마이너스로 변했다.
상장기업 등을 대상으로 2016년 여름과 비교할 수 있는 218사의 숫자를 중간집계로 정리했다. 제조업은 5년 만의 마이너스가 되며 지급액은 3.02% 줄어드는 88만7613엔이다.
제조업체가 이번에 응답한 회사 수의 80% 정도를 차지해 전체평균을 끌어내리는 모습이었다. 일본 기업은 올해 춘계노사교섭에서 주요기업이 4년 연속 기본급을 인상하며 소비 자극을 기대했다.
하지만 불투명성이 강해지는 장래에 대한 경계감으로 인해 증가폭은 축소하고 있다. 중간집계 단계에서 제조업 16업종 가운데 8업종이 마이너스였다. 엔고 영향이 큰 자동차·부품의 하락폭이 컸다.
소니는 2016회계연도 결산에서 이익이 줄기는 했지만 올 여름 보너스는 34.54% 늘어나는 131만3천500엔을 지급한다. 스마트폰 사업이 흑자화하는 등 주력인 전자산업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완만한 경기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판매가 주력인 식품업계는 엔화가치 상승 여파를 적게 받아 보너스를 올리기로 했다. 스낵제조 회사 칼비(Calbee)는 지급액이 5.57% 늘어나게 된다.
일본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제조업체 가운데 기계나 비철금속은 플러스였지만, 자동차나 부품 등 주요 업종에서 하락 폭이 커 제조업 전체 보너스 감소세의 원인이 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 출범 뒤 엔화가치 하락이나 주식 상승세가 형성돼 일본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2016년 강한 엔고를 경험한 기업들이 앞날을 우려해 지급에 신중했다.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나 부품 감소폭이 가장 커 97만8천932엔이었다. 2년 만에 100만엔선이 깨졌다. 작년도에 이익이 줄어든 도요타자동차는 18.24% 줄어든 121만엔, 덴소는 6.25% 감소한 97만5천엔이다.
다만 닛산자동차는 사원의 사기 향상을 고려해 1.99% 늘어난 115만50엔, 실적이 개선된 혼다는 3.19% 늘어난 109만7천엔을 지급한다. 최대 자동차회사 도요타의 부진 영향이 큰 셈이다.
전자업계는 소니 외에도 종합전자부품업체 TDK가 6.67% 늘어난 93만2천473엔이다. 그러나 통신정보기기업체 OKI는 13.02% 줄어든 69만5천100엔이 되는 등 전자 전체는 0.74% 감소한 82만7천931엔이었다.
의약품도 5.43% 감소했다. 주가이제약 지급액은 6.61% 줄어 87만3천642엔이다. 식품은 2.2% 늘었다. 메이지는 'R-1' 등 기능성요구르트가 호조를 보여 7.14% 늘어난 86만6천142엔으로 5년 연속 늘었다.
비제조업도 0.41% 줄며 마이너스로 전락했다. 건설은 공공 공사용 자재업체 일부가 지급액을 줄인 영향으로 6.27% 줄었다. 그러나 건설현장에서는 일손 부족을 반영, 보너스를 늘렸다.
도다건설이 기본급 인상을 2배 늘린 것을 물론 보너스도 3.5% 늘린 135만7천엔이다. 가와다그룹도 2.5% 늘어나는 75만엔을 지급하는 등 인재를 확보하려 보너스를 활용하는 기업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박해 일손부족이 심한 백화점이나 슈퍼도 사원 처우를 개선했다. 백화점 다카시마야는 2.57% 늘린 62만5천322엔, 간사이슈퍼마켓이나 이즈미는 작년 여름 수준 이상을 각각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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