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꿈이 이뤄지니 얼마나 좋아요"
'효녀 가수' 현숙이 올해도 어김없이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에게 이동식 목욕차량을 기증했다.
그는 22일 낮12시 울산시 울주군청을 찾아 14번째 목욕차량을 기증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96세 어르신에게 목욕봉사를 한다.
그는 울주군으로 가는 길에 연합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원래 어버이날 즈음 목욕차량 전달을 해드리는데 이번엔 대통령 선거로 다들 바쁜 것 같아 좀 늦었다"며 "올해도 변함없이 내 꿈이 이뤄지니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웃었다.
그의 꿈은 전국 군과 면 단위까지 목욕차량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04년 고향인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울릉도, 경남 하동, 충남 청양, 강원도 정선, 경북 칠곡, 전남 장흥, 제주도, 충북 영동, 연평도, 전남 고흥, 전북 순창, 경북 청송에 이동식 목욕 차량을 기증하고 목욕봉사에 참여했다. 자비로 4천만~4천500만원 가량 하는 목욕 차량을 14대 기증했으니 이 비용만 최소 5억6천만원에 이른다.
그는 "가수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간 곳이 울주군으로 보답하는 차원도 있지만 이곳에 혼자 사시는 노인분들이 많다고 들어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매번 그곳의 어르신들에게 목욕봉사를 하는 이유도 말했다.
그는 "고령의 어르신들을 목욕시켜 드리면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며 "두 분 모두 투병하다 돌아가셔서 간호하며 얻은 노하우가 있다. 어르신들은 노래도 불러드리면서 아이처럼 조심히 씻겨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숙의 아버지는 7년간 치매를 앓다가 1996년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14년간 중풍으로 투병하다가 2007년 별세했다. 그에게 효녀 가수란 수식어가 붙은 것도 극진히 부모를 병시중하는 모습이 세상에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이 없으면 우리가 어떻게 있나"라며 "'열 자식이 한 부모 못 모신다'는 말도 있는데 참 마음 아프다. 부모님 모시고 여행하고 식사하고 운동하는 분들 보면 무척 부럽다. 사회에 어르신 없이 젊은이들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며칠 뒤 어머니의 기일"이라며 "어머니가 하늘에서 보실 때 내가 울고불고 힘들어하면 가슴 아파하실 테니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 어머니가 열 달 배 아파서 낳아주셨으니 사회에 뭐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매일 씩씩하게 살려 한다"고 웃었다.
그는 목욕차량 기증 외에도 지금껏 고향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 소아암 백혈병 어린이를 위한 수술비 등 다양한 선행을 펼쳤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고액을 기부해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도 됐다.
그는 다양한 나눔 활동에 대해 "남들에게 칭찬받으려고, 내가 부자여서도 아니다. 사실 연초까지 어지러운 시국으로 예년보다 행사 자체가 줄어 빠듯했지만 5월이 되니 다시 설 무대가 많아졌다. 내가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지금 건강하게 노래하면서 받은 사랑을 갚아나가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미있는 노랫말이 담긴 신곡 '이별 없는 부산정거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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