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갈라진 저수지 바닥…농민들 2년전 '최악가뭄' 우려

입력 2017-05-22 15:07   수정 2017-05-22 17:02

쩍쩍 갈라진 저수지 바닥…농민들 2년전 '최악가뭄' 우려

올봄 충북 강수량 평년의 49.5% 수준…일부 저수지 바닥 드러내

(진천=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올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본격 영농철을 맞은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




저장한 농업용수를 공급받아 모내기하는 등 급한 불은 끈 상태지만, 농민들은 2년 전 최악의 가뭄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22일 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저수지는 상당 부분 밑바닥을 훤히 드러냈다.

바닥을 보인지 한참인 상류는 바닥이 거북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졌다. 풀이 자라 바닥은 연두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하지 못해 죽은 물고기가 눈에 띄었다.

본래 물에 떠 있어야 할 낚시용 좌대는 저수지 바닥에 덩그러니 놓였다.

이 저수지의 저수율은 42.6%에 불과하다.

진천, 청주 등 충북 6개 시·군에는 사흘째 건조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제천시의 경우 봄 가뭄으로 지하수가 말라 식수가 끊긴 제천시 송학면 초장골에 이날 급수차를 투입해 물을 공급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충북의 올봄(3월 1일∼5월 21일) 강수량은 96㎜로 평년(193.9㎜)의 49.5% 수준이다.

비 소식은 있다. 청주기상지청은 23일 밤 5∼1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봄 가뭄을 해갈에는 매우 부족한 강우량이다.

다행히 당장은 농사에 큰 차질은 없다. 충북도는 영농철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저수지 물을 비축해 왔다.




지난 17일 현재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66.3%이다. 1만4천590㏊ 중 약 41%에서 모내기가 완료됐다.

진천군 농민 A(65)씨는 "저수지 물을 급한 대로 논에 대기는 했지만, 비가 한번 오기는 와야 한다"면서 "계속 비가 오지 않으면 2년 전처럼 최악의 가뭄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73년 이후 강수량이 가장 적었던 2015년 중부지역은 봄부터 비가 내리지 않은 탓에 가을까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남 지역과 비교하면 우리 지역은 가뭄이 아직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며 "비가 계속 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저수지 준설, 관정 개발 등 용수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부권 식수원인 대청댐은 방류량 관리 등 일찌감치 가뭄을 대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수위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 관리단에 따르면 22일 오전 10시 기준 대청댐 수위는 70.88m로 평년보다 3.5m 높은 상태다.

대청댐 관리단 관계자는 "강수량이 평년보다는 적다는 예보가 있어 방류량을 줄이고 가뭄에 미리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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