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정상과 연쇄 회담…양측 갈등 봉합 방식은 불투명
유대 성지인 예루살렘 '통곡의 벽' 등도 방문
트럼프, 이스라엘서도 이란 때리기 지속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이틀 일정으로 방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법 모색에 나섰다.
중동과 유럽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에어포스원을 타고 출발해 정오께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 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고 나서 이스라엘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외는 물론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은 국제공항 활주로에 나가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트럼프 내외를 직접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공항에서 이스라엘이 미리 준비한 레드 카펫을 밟으며 환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에 도착한 직후 "우리는 (중동) 지역과 그 국민에게 안전과 안정, 평화를 가져올 드문 기회를 얻게 됐다"며 중동권 지도자들이 평화 구축에 함께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같은 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대통령 공관에 들러 행한 연설에서 전날에 이어 또다시 이란을 비판했다.
그는 "이란은 테러리스트와 무장 조직에 대한 자금과 훈련, 장비 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한목소리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선언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과 그 주변의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점증하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 위협에 대한 현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척결을 강조하며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하며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예루살렘 올드시티(구시가지)에 있는 성묘교회를 방문한 뒤 유대인의 성지 '통곡의 벽'을 찾았다. 이번 종교 성지 방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와 그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도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검은색의 유대인 전통 모자인 키파를 쓴 채 나타나 '통곡의 벽'에 오른손을 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방문 기간 수년째 교착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재개 추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과 23일 오전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네타냐후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 복원 문제를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정식 회담에서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문제와 함께 논란을 일으켜온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촌 건설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팔 평화협상 재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약속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팔 양측이 유대인 정착촌 문제, 팔레스타인 수감자 단식 농성 등으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평화협상 중재를 시도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일부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에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가 궁극적인 합의"(ultimate deal)라고 밝혀 왔다.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는 23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째 순방국인 이탈리아로 이동해, 바티칸 자치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로마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어 2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핵과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하고, 26~27일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동 맹주인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살만 사우디 국왕을 비롯한 중동 국가 정상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고 테러리즘에 맞서는 방안을 논의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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