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7명 중 1명 우울증 경험…정규직의 1.7배

입력 2017-05-23 07:00   수정 2017-05-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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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7명 중 1명 우울증 경험…정규직의 1.7배

우울증 유병률, 비정규직 13.1%·정규직 7.8%

고려대 함병주 교수 연구팀, 19세 이상 근로자 6천266명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비정규직 근로자 7명 중 1명은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규직 근로자 대비 1.6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함병주 교수와 고려대 안산병원 한규만 교수 연구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임금근로자 6천266명(비정규직 3천206명·정규직 3천6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자살 충동 경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우울증 유병률은 지난 한 해 동안 일상생활에 현저한 지장을 일으킬 만한 수준의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한 경험이 있을 때로 규정했다. 자살 충동 경험 여부는 한 해 동안 심각하게 자살 시도를 고민한 적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13.1%였으나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7.8%였다. 즉, 정규직은 7명 중 1명꼴로 우울증이 나타났으나 정규직에서는 13명 중 1명에 그친 셈이다.

자살 충동 경험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에서는 13.6%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8.0%로 차이를 보였다.

한 교수는 "실제 유병률뿐 아니라 위험도를 측정했을 때에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우울증 발병 위험도는 정규직 근로자 대비 1.32배"라며 "자살 충동의 경우 비정규직 남성과 소득이 낮은 계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느끼는 고용 불안정성, 낮은 임금 수준, 위험한 근로환경 등이 우울증과 자살 충동 경향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함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신건강 측면에서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신보건 관련 정책 입안자나 기업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신건강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오는 8월 15일자로 국제기분장애학회가 공식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된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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