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연구비용 13∼29%씩 증가…앱·스피커 등 AI 대전 여파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경쟁 열풍에 발맞춰 연구개발(R&D) 금액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IT(정보기술) 업계와 공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분기 R&D 비용으로 2천766억여 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보다 수치가 약 12.8% 뛰었다.
특히 1분기 매출 중 R&D 비용 비중은 약 25.6%였다.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R&D에 쓴 것이다.
작년 한 해 네이버의 R&D 비중은 전체 매출의 25.1%였다. 국내 대기업들의 매출 대비 R&D 투자율이 통상 2∼3% 수준인 것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은 경우다.
업계에서는 올 1분기의 추세가 계속되면 네이버의 올해 R&D 투자 총액과 비중은 최대 기록을 세울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R&D 비용으로 597억원을 써 전년 동기보다 29.3%가 증가했다. 1분기 매출 대비 R&D 비중은 13.4%로 작년 한 해 수치(7.2%)보다 6.2%포인트나 뛰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R&D 증대는 'AI 대전'이 주도했다. 양사는 작년부터 모두 AI를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공격적 투자를 계속해왔다.
검색(네이버)과 콘텐츠(카카오)로 주력 분야가 달랐던 양대 포털이 이처럼 같은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은 최근 수년 사이에 처음이다.
네이버는 이번 달 '네이버-클로바'라는 범용 AI 비서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을 출시했고 올해 여름 자회사 라인과 함께 AI 스피커 '웨이브'와 차량용 AI 시스템인 'IVI'를 선보인다.
카카오도 올해 3분기에 비슷한 AI 비서 앱과 AI 스피커를 출시하고, 차량용 AI 서비스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네이버와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하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연구는 고급 인력과 대용량 컴퓨터·데이터가 필요해 초기 투자액이 클 수밖에 없다"며 "양대 포털이 우수 스타트업 인수와 국외 AI 대가의 영입 등 방식으로 R&D 경쟁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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