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다산신도시 크레인타워 인상작업 중 사고… 5명 사상
(남양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높이 55m, 무게 18톤 크레인의 붐대(기둥)가 엿가락처럼 부러진 것은 한순간이었다.
22일 오후 4시 4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크레인의 높이를 올리는 인상작업이 한창이었다.
건설 중인 아파트가 높아지면 크레인도 높이를 맞추기 위해 올리는데 이를 '인상(telescoping) 작업'이라 한다.
크레인의 높이는 '마스트'라고 불리는 추가 구조물을 기존 기둥 위에 쌓는 방식으로 올린다. 마스트를 끼울 틀 역할을 하는 '인상용 마스트'를 유압작업으로 들어 올려 틈을 만들고, 그 사이에 마스트를 끼워 넣어 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현장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은 16m 높이 마스트 3개를 올리는 인상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첫 번째 인상작업이 끝나고 두번째 마스트를 끼우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붐대의 25m 지점이 갑자기 부러지며 크레인이 쓰러진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11층 높이 마스트 위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4명과 같은 높이의 크레인 조종실에 있던 근로자 1명이 추락했다. 이중 김모(54)씨는 떨어지다 크레인에 걸렸고 나머지 4명은 바닥으로 떨어져 크게 다쳤다.
출동한 구급 대원들은 바닥에 쓰러진 근로자들 4명을 먼저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이후 굴절차를 이용해 크레인에 걸린 김씨를 구조하고 절단된 김씨의 신체 일부도 회수했다.
119구급대가 출동할 당시 이미 의식이 없던 석모(54)씨 등 2명은 결국 숨졌다. 김모(55)씨 등 바닥에 떨어진 근로자 2명도 머리 등을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진행된 인상작업은 원래 지난 20일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크레인을 고정하는 안전핀을 비롯해 크레인 안전장치에 결함이 발견돼 중단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주말에 인상작업을 하려다 문제가 생겨 중단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설비 결함, 운전자 과실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hch79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