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전 대통령과 회동…좌파 노동자당 활로 모색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의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과 대통령 직접선거를 촉구했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상파울루 주 상 베르나르두 시에서 열린 좌파 노동자당(PT) 행사에 참석해, 부패 정치인의 증언을 막고자 뇌물 제공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는 테메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주장했다.
룰라는 이어 "현재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면 새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돼야 한다"면서 테메르 대통령이 물러나고 직접선거가 시행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룰라는 이날 상파울루에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쫓겨난 이후 당세가 크게 위축된 노동자당의 활로를 모색하고 테메르 퇴진을 위한 전략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룰라는 지난 10일 연방법원에 출두해 부패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고 나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노동자당 내에서도 룰라를 차기 대선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당 새 대표로 유력시되는 글레이지 호프만 상원의원은 "룰라를 배제한 '플랜 B'는 없다"면서 "우리의 계획은 룰라를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룰라는 부패와 뇌물수수, 돈세탁 등 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수차례 기소됐고, 이후에도 부패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연방법원이 부패 혐의를 인정하면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룰라는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Datafolha)가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에서 룰라는 29%로 선두를 유지했다.
극우 성향 기독교사회당(PSC)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과 환경보호를 앞세우는 정당인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를 이끄는 마리나 시우바 전 상원의원이 11%로 공동 2위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득표율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룰라는 시우바 전 의원과 모루 판사에게는 패하고, 다른 후보들을 상대하면 모두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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