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 모여 "영원한 대통령"…첫 재판 앞두고 노숙하기도
(의왕=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재판이 열린 23일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서울구치소 주변에는 지지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모여들어 오후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재판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복귀하자 지지자 30여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반겼다.
이들은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 등 단체 소속과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지지자들로, 이른 아침부터 모여 들어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님 탄핵은 무효다", "대통령님을 석방하라",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님"이라며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또 한 명씩 마이크를 들고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탄핵·구속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전 8시 36분께 박 전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가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설 때는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목청껏 소리쳤다.
박 전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3월 31일 구속 수감 이후 53일 만이다.
법무부 호송차는 파란색 중형 버스로, 경찰이 관계기관 요청에 따라 이동로 안전확보 차원에서 사이드카를 지원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호송차가 떠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이제 어떡하느냐"며 통곡을 하기도 했다.
오전 한때 100여명까지 늘었던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복귀한 이후인 오후 2시 30분 현재 30여명으로 줄었다.
이들 중 몇몇은 전날부터 밤을 샜으며, 앞으로 있을 재판에 대비해 서울구치소 주변에 머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서울구치소 앞에 주차한 차량 등지에서 밤새 머물면서 대통령님을 지켜드리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매일 집회를 할 계획이며, 특히 재판이 있는 날에는 아침일찍부터 모여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의 집회 열기 만큼이나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서울구치소 정문 좌·우측으로는 수많은 언론사 취재진이 진을 쳤으며, 호송차가 빠져나가는 구치소 삼거리 주변에도 방송 차량이 일찍부터 대기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후 보통 1∼2개 중대를 서울구치소 주변에 배치해 온 경찰은 경력을 5개 중대와 여경으로 구성된 1개 소대로 크게 늘려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첫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을 전부 부인했다.
재판부는 향후 박 전 대통령 사건과 특검이 기소한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25일 법정에 다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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