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관계자들, 선진적 직업재활 배우려 1년만에 다시 방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장애인들의 일자리사업 모델을 찾기 위해 또 한국에 왔습니다."
미얀마 사회복지구제재정착부 사회복지국의 스완 예 야 사무관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5층 한국장애인개발원을 찾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의 장애인 일자리 사업, 특히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와 제과·제빵 분야 장애인 일자리사업을 모델로 미얀마 장애인 직업재활 정책을 수립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미얀마의 장애인 직업 재활 훈련은 주로 성인 지체장애인 위주로 이뤄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미얀마 사람은 발달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이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8월 아·태 지역 장애전문가 초청연수로 처음 방한했을 때 발달장애인이 빵과 과자를 굽고, 그렇게 만든 빵과 과자를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그 재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미얀마 정부와 시민단체(NGO) 관계자들을 다시 한 번 초청해달라고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스완 예 야 사무관은 이날 함께 온 사회복지국 묘 미앗 마웅(시각장애) 행정관과 장애아동학교 킨 레이 이 교감, 와잉 몬테소리센터 킨 사파에(여) 훈련교사, 더밝은미래 미얀마재단 따진 마웅(여) 차장 등 4명과 함께 '한국의 장애인 정책 및 제도', '한국의 장애인 직업 재활 정책 및 프로그램' 등의 강의를 듣고, 서울 명동과 남산 서울타워에서 한국 문화 체험을 한다.
스완 예 야 사무관은 한국의 장애인 직업 재활 정책에 감명받아 이번 연수를 기획했고, 나머지 4명을 이끌고 방한했다.
이들은 25일까지 대전광역시 한터보호작업장, 경기도 광명시 광명장애인보호작업장, 경기도 부천시 헤림직업재활시설, 서울 강북구 기쁜우리보호작업장 등의 재활시설과 인천광역시 'I got everything' 인천시청점 등 카페를 방문해 제과제빵 생산 과정을 견학하고 장애인 직업 재활의 실제 사례를 집중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특히 시장경쟁력을 갖춰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카페 'I got everything'에서는 실제 근무하는 발달장애인 바리스타와 만남의 시간도 가진다.
이날 연수자들을 만난 황화성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은 "미얀마의 장애인 복지 증진과 권리 실천을 위해 우리가 협력할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가 진행하는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사업 등 다양한 장애인 일자리사업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이번 '미얀마 장애인 정책 역량 강화 초청연수'와 함께 미얀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정보 단말기 3개(1천600만 원 정도)도 지원한다.
이 기관은 지난 2013년 인도, 2014년 네팔·동티모르, 2015년 필리핀·인도네시아, 지난해 미얀마·스리랑카의 장애전문가를 초청해 장애 개발 노하우를 알려줬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회원국은 2013년 인천에서 회의를 열어 아·태 지역 장애인의 권리실천을 위한 '인천전략'을 채택했으며, 우리 정부는 전략 이행을 위해 '장애인 권리실천' 기금을 마련하고 보건복지부 산하의 한국장애인개발원을 운영사무국으로 지정했다. 사무국은 개발도상국 장애전문가 초청 연수를 비롯해 전문가 파견, 해외봉사단 파견, 장애 분야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의 발굴, 시행 및 평가 등의 사업을 펼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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