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주유차량에 리모컨 설치…공사현장서 정량 속여 팔아

이동식 주유차량에 리모컨 설치…공사현장서 정량 속여 팔아

경찰 "주유차량 유량계 조작 적발한 첫 사례"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이동식 주유차량에 유량계를 조작하는 리모컨을 달아 정량을 속여 판매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건설공사 현장에 경유를 납품하면서 리모컨을 설치해 주유기 수치보다 10∼15% 적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서모(42)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경유량을 조작하는 리모컨을 제작해 서씨 등에게 대당 100만∼250만원을 받고 설치해 준 김모(42)씨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동식 주유차량 소유자인 서씨 등은 2015년 1월부터 이달까지 서울, 경기도 일대 건설현장 10여곳에서 중장비에 경유를 납품하면서 리모컨으로 주유량을 조작해 198만ℓ(25억원 상당)에 달하는 경유를 판 혐의를 받는다.

전자 관련 일을 하던 김씨는 주변에 있는 이동식 주유차량 운전자로부터 일부 주유소의 '기름 빼돌리기' 수법을 이동식 주유차량에 접목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같은 장치를 제작했다.

소형 리모컨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주유량을 조절할 수 있어 외관상으로는 정상 주유로 보이고, 단속시에는 버튼 하나로 쉽게 주유량을 정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김씨에게 이를 산 서씨 등은 초기에는 이동식 주유차량 계량기에 장치를 부착했으나 나중에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점검이 어려운 운전석 뒷자리 등 차량 내부와 이어진 연결선에 장치를 설치해 운행했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주유소 안에서 리모컨을 통해 정량을 조작하면 비교적 쉽게 단속되기 때문에 수법이 이동차량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동식 주유차량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유량계를 조작한 사례를 적발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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