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대론 vs 불가론…'단일성 지도체제' 유지 여부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이르면 이달 말 귀국해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홍 전 지사는 전날 "5월 말에서 6월 초에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측근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홍 전 지사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난 12일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결혼한 차남 정현 씨 부부를 만나고 휴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지사는 미국 체류 기간에도 페이스북에 '하루 한 건' 꼴로 글을 올려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견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 왔다.
특히 "신보수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당을 새롭게 하겠다"거나 "한국당은 쇄신돼야 산다. 이념적 지향점도 바꾸고, 지도부도 바꿔야 한다"는 등의 언급으로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애초 귀국 시기를 정해둔 것은 아니지만, 한국당 전당대회가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그의 귀국에는 전대 출마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지사는 전대에서 경선보다 추대 형태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의 '패장'이라는 점과 경선 과열을 우려한 것이다.
당내에선 홍 전 지사에 대한 '추대론'과 '추대 불가론'이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변수는 현재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유지 여부다.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는 선출직 최고위원 4명과 따로 뽑는다. 단독 후보로 등록하거나 다른 후보들이 중도 사퇴해 1명만 남으면 대표로 지명된다.
홍 전 지사는 대표 후보로 출마할 경우 유력 주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그에 맞설 만한 후보군이 사실상 없다. 대표 출마 기탁금은 1억 원이다.
반면, 옛 친박(친박근혜)계를 포함한 일부 중진 의원들은 집단지도체제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과거의 집단지도체제에 따르면 전대 출마자 가운데 1위 득표자가 대표, 2∼5위 득표자가 선출직 최고위원이다. 지도부 입성이 상대적으로 쉽고, 인사와 공천 등에서 일정 지분을 가진다. 최고위원 출마 기탁금은 5천만 원이다.
당 대표와 분리 선출되는 최고위원 후보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나서기는 '격'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도 집단지도체제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은 곧 전대준비위원회를 꾸려 선거운동과 선거인단·여론조사 반영 등 전대룰을 논의한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유지 여부도 논의될 전망이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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