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앞세운 패싱 축구 전술에 맞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양동현(포항)과 김신욱(전북) 모두 득점은 하고 있지만 스타일과 움직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포항 스틸러스의 '베테랑 공격수' 양동현과 전북 현대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각각 7골과 5골을 기록, 외국인 골잡이들이 주도하는 득점 레이스에서 토종 골잡이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팬들은 양동현과 김신욱이 내달 예정된 축구 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 원정에 나설 태극전사 명단에 무난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붙박이' 원톱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물론 '제2의 전성기'를 보내는 양동현 모두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백전노장 공격수 이근호(강원)에게 2015년 1월 아시안컵 이후 2년 4개월 여 만에 태극마크를 줬다.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 랭킹 1, 2위인 두 선수가 대표팀 공격진에서 빠지자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대표팀 관계자는 23일 "양동현과 김신욱이 빠진 이유는 적은 움직임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카타르 원정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해 정해성 수석코치, 설기현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는 K리그 경기장을 돌면서 선수 점검을 펼쳤다.
양동현과 김신욱 모두 집중 점검 대상이었지만 경기를 지켜본 코치들은 두 선수의 스타일과 움직임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지 않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김신욱의 최근 플레이를 보면 심판에게 항의도 많고,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라며 "선수들이 자꾸 김신욱을 향해 롱볼만 이어주는 경향도 컸다. 롱볼 패스는 성공률이 50%로 떨어진다. 더불어 김신욱은 지난 주말 인천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헤딩 경합에서도 밀리는 모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막판 상황에서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향해 볼을 올려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경기 초반부터 그런 모습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선수들도 김신욱의 머리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롱볼을 선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양동현 역시 움직임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양동현이 득점은 많지만 움직임이 별로 없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라며 "동료가 만들어 놓은 득점 기회를 결정하는 능력은 좋지만 문전에서 성실하게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발탁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 전술이 롱볼 활용 대신 공격진의 빠른 돌파와 유기적인 패스를 통한 득점에 맞춰져 있다"라며 "이런 관점에서 움직임이 부족한 양동현과 김신욱이 기회를 얻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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