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 진공에서 자외선·우주선 견디는 세균 확인

입력 2017-05-23 14:27  

우주공간 진공에서 자외선·우주선 견디는 세균 확인

일 연구팀, "생명체 외계 도래설 뒷받침하는 증거의 하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지구에서 탄생했을까, 아니면 다른 천체에서 옮겨 왔을까.

일본 연구팀이 진공상태의 우주공간에서 강력한 자외선과 방사선에 1년간 노출돼도 생존하는 세균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성과는 생명체의 외계 도래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하나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東京)약학대학의 야마기시 아키히코 교수(생물학) 연구팀은 우주공간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년간 자외선과 방사선에 노출돼도 생존하는 세균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지바(千葉)시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지구혹성과학대회에서 24일 발표할 예정이다.

야마나시 교수팀은 2015~16년 생물이 우주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한 실험계획을 세워 "방사선에 가장 강한 세균"으로 꼽히는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등 4종류의 세균을 지상 약 400㎞ 위를 비행하는 국제우주정거장 밖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4종류의 세균을 '바이오필름'이라고 불리는 덩어리로 만들어 알루미늄 패널(가로, 세로 각 10㎝, 폭 2㎝) 3장에 뚫은 직경 1.5㎜의 구멍 속에 넣어 2015년 5월부터 ISS 외벽에 걸어 놓는 방식으로 우주공간에 노출시켰다.

3장 중 1장을 약 1년 후에 철거해 지구로 가져와 조사한 결과 4종류 중 3종류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자외선을 차단해 주면 미생물이 우주에서도 생존한다는 사실은 유럽우주기구의 실험에서도 확인됐으나 이번 실험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해 주지 않아도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약 10%, 다른 2종류도 5~10%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덩어리 상태일 때 생존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야마기시 교수는 "그동안 운석 속에 들어있는 상태라면 우주에서 지구로 생물의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돼 왔다"면서 "이번 실험을 통해 운석 속에 들어있지 않은 상태라도 덩어리 상태면 이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는 "최초의 생명체가 우주에서 왔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하나"라고 야마기시 교수는 설명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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