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작가 파라 "목소리 없는 사람 대신하는 문학"

입력 2017-05-23 17:52  

소말리아 작가 파라 "목소리 없는 사람 대신하는 문학"

"3부작 중 한 권은 여성이 주인공"…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방한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가지 주제에 대해 3부작을 쓰고 두 번째 이야기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제가 목소리 없는 사람을 대신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방한한 소말리아 출신 작가 누르딘 파라(72)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문학의 '여성성'을 유독 강조했다. 작품만 읽고 작가를 여성이라고 생각한 독자들이 '미세스 파라'라고 부르는 편지를 보내온다고 한다. 월레 소잉카(나이지리아), 응구기 와 티옹오(케냐) 등과 함께 현대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파라는 그동안 '탈식민주의 문학의 거장'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파라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마을에 경조사나 농산물 수확 등 큰일이 있으면 이웃들에게 시를 지어주는 '구술 시인'이었다. 파라는 "어머니 대신 시를 짓기도 했다. 칭찬도 받았지만 혼난 적도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창작을 익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정의는 성별이 없다. 하지만 '레이디 저스티스'(정의의 여신)에서 보듯 여성의 모습으로 구현되기도 한다"며 "내 문학에서 여성적 정신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종의 매체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힘과 폭력에 맞서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탈식민주의와 '여성적' 문학은 일맥상통한다. "열여섯 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정의, 특히 가족 안의 정의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남편과 아내 사이, 부모와 자녀간 정의요. 독재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족 안에서 독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2011년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문학포럼'에 이어 두 번째 한국에 방문한 파라는 "소말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나라들과 한국은 독재정치의 경험을 공유한다"며 "사회가 너무 빠르게 발전해 삶의 방식을 쉽게 바꿀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독재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파라는 영국의 식민지배, 에티오피아와 영토분쟁에 내전까지 겹치며 쉼없이 분쟁을 겪어온 소말리아 현대사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독립 이후 소말리아인의 문화적 정체성 문제를 다룬 두 번째 소설 '벌거벗은 바늘'(1976)로 정부와 갈등을 겪은 이후 외국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 국내에는 1986년작 '지도'가 번역돼있다.

작가는 포럼 마지막 날인 25일 '나의 인생을 만든 갈등들'을 주제로 발표한다. 어린시절 영국인 총독의 통역으로 일했던 권위주의적 아버지에 대한 반감에서 시작해 자신의 문학세계를 돌아본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