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단, 23일 KIA전 앞서 "김성근 감독 사의 표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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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3일 김성근(75) 감독의 사임 소식을 접한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말을 아꼈다.
선수단도 야구장에 나와서야 사임 소식을 접했고, 민감한 시기에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거론했다가 후폭풍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에 앞서 만난 한 선수는 "지금은 선수들 모두 당황했다. 감독님이 구단과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지만, 시즌 중에 갑자기 그만두실 건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화 선수단은 평소보다 이른 오후 4시경 모든 훈련을 마쳤다.
한화 구단은 이날 "김성근 감독이 21일 구단에 사임 의사를 드러냈다. 구단은 수용 여부를 놓고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일부 한화 선수는 훈련 시작에 앞서 몇몇 코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구단에 변화가 있을 것을 짐작했지만, 전격적인 김 감독의 퇴진까지 이뤄질 건 예상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2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이 끝난 뒤 특타(특별 타격훈련)를 진행하려다 구단의 제지를 받았다.
1군에 등록하지 않은 내야수 김주현과 외야수 박준혁이 그 명단에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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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 앞서 한화 구단은 1군과 2군의 철저한 분리를 선언했고, 김 감독은 1군 경기 운영만 하도록 역할이 대폭 축소됐다.
한화 구단은 "김 감독이 구단과 코치진, 그룹 관계자에게까지 이와 같은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사임이 공식화되자 한화 구단은 더그아웃에서부터 작별을 시작했다.
더그아웃 왼쪽 구석에 있던 김 감독의 책상부터 치운 것이다. 평소 김 감독이 경기 중 몸을 기대는 용도로 활용한 작은 책상은 더그아웃 한쪽 구석으로 빠졌다.
이날부터 한화와 주중 3연전을 치를 KIA 타이거즈 선수단도 차분한 분위기로 훈련을 진행했다.
김 감독과 20년 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은 김기태 KIA 감독은 "안타깝다"며 말을 아꼈고, 지난해까지 한화 타격코치로 일하다 올해 KIA로 옮긴 쇼다 고조 코치 역시 언급을 자제했다.
선장은 배에서 내렸지만, 한화의 야구는 계속된다.
한화는 이날 오후 12시 50분 김광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직을 사양하자 오후 1시 20분 이상군 투수코치를 만나 '임시 선장'으로 임명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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