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가계부채 신중하게 접근, 연착륙 유도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문재인 정부의 초기 금융정책은 민생과 밀접한 서민금융 분야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 공약 사항 가운데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서도 별도로 법 개정 절차나 예산 확보가 필요치 않은 소액·장기연체 채권 소각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 등을 우선해 추진하기로 했다.
2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금융위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새 정부 공약에 담긴 금융위 소관 30개 과제의 이행계획을 25일 국정기획위 경제1분과에 보고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천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카드 수수료율 우대를 받는 영세 가맹점의 연 매출 기준을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을 5억원 이하로 각각 완화하고, 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1.3%)을 1%로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했다.
이들 금융 분야 민생공약의 이행은 여권 핵심부에서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관심을 기울이는 사안이다.
대선 캠프에서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았던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소액·장기연체 채권 소각 공약에 대해 "이 정책은 새 정부 100일 로드맵에 들어가야 할 사안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탄생한 행복기금은 소액 장기연체 채권을 원금의 2∼3% 가격에 금융권에서 매입한 뒤 최대 90%까지 채무를 조정해 갚도록 해왔다.
금융위는 소각 채권의 구체적인 범위와 방식을 검토한 뒤 채권을 보유한 행복기금과 서민금융 지원업무를 맡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중심으로 채무 탕감 과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도 여권에서 최우선 과제로 관심을 두는 사안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생 부문의 공통 공약부터 챙길 생각"이라며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카드 수수료율 산정 체계가 업종별 기준에서 적정 원가 기준으로 바뀐 바 있다. 영세 가맹점의 범위 및 우대수수료 수준은 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에 명시돼 있다.
앞서 금융위는 2016년 11월 가맹점과 카드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7%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수수료율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이미 있는 만큼 조만간 카드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수료 원가 재산정 작업에 착수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우대 대상 범위와 수수료율 인하 폭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관련해서는 금융위가 기존에 추진해온 정책 방향에서 도입 시기나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규제 변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새 정부 역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공약 단계에서부터 정책 마련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가계부채 해결 방안으로서 근본적으로 소득을 늘려 빚을 갚도록 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통한 가계부채 총량 관리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금융위가 올해 초 낸 업무계획에서 연내 DSR 표준모형을 개발해 2019년부터 전면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터라 DSR 도입은 더욱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차주의 소득상환능력을 더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신 DTI로 개선해 내년 은행권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전망이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