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배달앱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음식배달 서비스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24일 배달의민족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국내 모바일 음식 배달시장은 12조~13조원으로 추정된다.
기존에도 외식 시장에서 배달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2010년 수백 개 음식점 메뉴를 한군데 모아 바로 주문할 수 있는 형태의 배달앱이 처음 출시되면서 음식배달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의 경우 연간 거래액만 2조 원에 달하고,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월 주문 건수가 1천만 건을 넘어선 이후 올해 들어서도 1~4월 매달 1천만 건 이상의 주문 건수를 기록했다.
배달앱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1인 가구, '혼밥'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자장면, 치킨, 피자, 족발 등 배달음식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던 음식점뿐만 아니라 배달과는 거리가 멀던 업종까지 앞다퉈 배달 서비스를 하기 시작한 것도 특징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인 맛집이나 유명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사서 집으로 갖다 주는 일종의 배달 대행 서비스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맛집 배달 대행 앱 '식신히어로'의 경우 서울 강남·서초·노원, 일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배달 대행 서비스를 실시 중임에도 지난달 주문 건수가 8천715건으로, 9천 건에 육박했다.
주문 건 자체로는 아직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나, 출시 직후인 작년 6월 월 주문 건수(216건)와 비교하면 1년이 채 안 돼 40배나 급증한 셈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배달의민족 앱 내에 있던 디저트 및 레스토랑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민라이더스' 서비스를 아예 지난달 별도 앱으로 출시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여기에 일회성 음식배달을 넘어선 '정기배달' 서비스도 등장했다.
요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레시피와 필요한 재료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쿠킹박스를 선보인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맥주를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벨루가브루어리㈜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수입·크래프트(수제) 맥주를 집으로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벨루가' 서비스를 선보였다. 출시 초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배달됐지만, 이달부터 서울 전역으로 배달 지역을 늘렸다.
그동안 주류 배달이 금지됐으나 지난해 7월 관련 고시가 개정되고 집에서 '혼술'을 즐기려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일각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배달 경쟁에 뛰어들다 보니 가뜩이나 어려운 외식업소들의 부담만 가중된다는 주장도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이 거의 '메인'이 돼 음식업소 입장에선 안 하던 배달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해야 하는 처지"라며 "하지만 배달앱 내에서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광고비를 추가로 지불하거나, 주문 건수마다 수수료를 떼 가는 앱도 있어 새로운 지출이 생긴 격"이라고 말했다.
또 매장에 배달원이 없거나 사람을 따로 고용할 만한 여건이 안되는 음식점의 경우 배달대행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까지 추가 부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지적에도 '혼밥' '혼술' '집밥' 등 변화하는 외식 트렌드와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배달시장이 더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음식 배달시장이 많이 커졌다고는 하나 맛집 메뉴 배달이나 반찬 배송 등은 이제 막 초기 단계이고 외식 배달이 간편식 시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무한하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더 다양한 배달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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