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벌꿀의 한 종류인 '아카시아꿀'이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에서 생산한 아카시아꿀에 포함된 유기물질이 위궤양, 위염, 위암 등의 발병인자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이하 헬리코박터균)라는 세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벌꿀은 벌이 갖고 오는 꽃꿀의 종류에 따라 종류도 달라진다.
아카시아꿀은 지금과 같은 5월에 아카시아꽃에서 나오는 것으로 국내 벌꿀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귀농·귀촌의 영향으로 양봉 농가가 4년 연속 늘면서 2015년 기준 2만3천 농가에 달한다.
하지만 벌꿀은 감미료 외에 숙취 해소, 감기 등 민간요법에 활용됐으나 정작 국산 벌꿀에 대한 과학적인 효능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농진청에 따르면 아카시아꿀 1㎏당 헬리코박터균 항균 효과가 있는 '아브시스산'(abscisic acid)이라는 물질이 24㎎가량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브시스산이 헬리코박터균의 생장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다른 꿀에는 아주 적은 양이 검출되거나 아예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요 위암 발암인자로 규정한 헬리코박터균은 위궤양, 위염, 위암 등의 발병인자로 전해졌으며 우리나라는 감염률이 50~6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항생제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으나 내성 등 부작용 우려로 식생활 개선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농진청은 아카시아꿀 외에 다른 벌꿀에서는 아브시스산이 검출되지 않거나 극히 소량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또 헝가리, 콜롬비아 등 외국산 벌꿀 일부에서도 아브시스산 검출이 확인됐지만 국산보다는 양이 적다고 덧붙다.
연구 결과는 특허출원이 완료됐으며 생약학 분야 권위지(Pharmacognosy Magazine)에 게재될 예정이다.
농진청은 따뜻한 물에 차 숟가락으로 4분의 1 분량 정도의 아카시아꿀을 타서 마시면 위장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1살 미만 영아는 섭취를 피해야 한다.
한상미 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 농업연구관은 "민간요법으로 이용했던 아카시아꿀의 효능과 기전이 과학적으로 구명됨에 따라 소비자 신뢰와 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반 식품은 물론 건강 기능성 식품과 의약품까지 활용 범위가 커져 양봉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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