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탱크가 공연장으로…마포 문화비축기지 다음 달 개방

입력 2017-05-24 11:15   수정 2017-05-24 11:51

석유탱크가 공연장으로…마포 문화비축기지 다음 달 개방

석유비축기지 14만㎡ 문화공원 꾸며…석유탱크 재활용해 '독특'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40년 동안 시민 접근이 철저히 통제된 마포석유비축기지가 공연장과 전시장을 갖춘 문화공원으로 거듭났다.

서울시는 다음 달 마포구 상암동과 성산동 일대에 14만㎡ 규모로 조성한 '문화비축기지'를 개방한다고 24일 밝혔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며 국가 차원에서 만든 석유 비축 공간이다.

매봉산 자락에 지름 15∼38m, 높이 15m 원통형 비축탱크 5개를 묻어 석유 총 6천907만ℓ를 저장했다.

그러다가 2000년 비축유는 경기도 용인으로 옮기고 기지는 폐쇄했다.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상암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는 과정에 인근 500m 거리에 있는 비축기지가 위험시설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서울광장 10배 규모 부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던 서울시는 문화공원으로 방향을 정하고 2013년부터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2014년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선정, 석유비축탱크라는 특성을 살린 친환경 문화 복합공간으로 조성을 시작했다.


5개 석유탱크 가운데 1번 탱크는 유리로 만든 다목적 파빌리온(554㎡)으로 꾸미고, 2번 탱크는 공연장(2천579㎡)으로 조성한다.

3번 탱크(1천46㎡)는 원형을 보존했고, 4·5번 탱크는 각각 기획전시장(984㎡)과 상설전시장(890㎡)으로 조성 중이다. 해체된 철판을 재조립해 만든 6번 탱크는 정보교류센터(2천948㎡)로 사용한다.

임시주차장 부지였던 3만8천512㎡는 대형광장과 안내시설, 녹지로 조성하고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기지 내 2곳에 지하 205m 구멍을 뚫어 지열을 활용해 건축물 냉난방을 하도록 설계했다.

설계단계부터 녹색건축인증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 최우수등급 예비 인증을 받았다.

6번 탱크 지하에 30t 용량 중수처리시설을 설치해 생활하수를 정화해 화장실용수로 사용하도록 했다. 또 빗물 300t을 저장할 수 있는 저류조를 설치, 조경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석유저장탱크라는 특성을 살려 생태문화시설로 꾸민 이 공간이 시민에게 다양한 문화적 체험과 활동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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