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총리, 내주 방미 정상회담…트럼프 아세안정책 '가늠'

입력 2017-05-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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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총리, 내주 방미 정상회담…트럼프 아세안정책 '가늠'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사태를 비롯한 아세안 외교·경제 현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현지시간) 푹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했으며 이 자리에서 동남아의 주요 동반자인 베트남과의 관계 증진, 지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백악관이 23일 밝혔다.





양국은 구체적 의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큰 안보 현안 가운데 하나인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전통 우방이자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베트남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 등 영유권 강화 행보를 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베트남의 방위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축소하고 대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필리핀을 거점 삼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기존 전략에 구멍이 생긴 상황이다.

미국으로서는 베트남을 비롯한 다른 아세안 회원국과의 연대 강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경제 협력도 주요 의제로 떠오른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최대 수혜 가입국으로 꼽혔지만, 미국의 TPP 탈퇴에 따라 새로운 수출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베트남으로서는 미국이 TPP에 복귀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지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주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PEC 통상장관 회의 직후 "미국은 TPP 탈퇴 결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베트남의 정상회담에서 양자 협정을 포함한 교역 증진책을 논의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에만 320억 달러(36조 원)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베트남에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해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동남아 전문가인 재커리 아부자 미 국방대 교수는 베트남매체 VN익스프레스에 "동남아 국가들은 미국이 역내 평화와 안보에 헌신적인지 알고 싶어한다"며 푹 총리의 미국 방문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될지 주목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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