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즈니스컨설팅 상인에게 큰 도움될 것…클로바 앱은 보완 필요"
(부산=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자사가 개발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중 '쇼핑 챗봇'이 지금 시점에 상용화해도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쇼핑 챗봇은 네이버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을 대신해 주문 접수, 예약, 고객 응대를 해주는 메신저용 AI 로봇이다.
네이버는 작년 7월 기본 응답 기능을 갖춘 챗봇을 시범 출시했고, 현재 AI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새 챗봇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이 AI 버전의 발매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대표는 24일 부산 해운대에서 중소상공인 지원 센터인 '파트너스퀘어 부산'의 개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쇼핑 챗봇은 사업주와 사용자 모두에게서 반응이 좋아 충분히 고객에게 보여줄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빅데이터(대용량 전산자료)를 분석해 업주에게 각종 사업 조언을 해주는 '비즈니스 AI 어드바이저'도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사례로 꼽았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차세대 전략 서비스로 선보인 스마트폰용 AI 비서인 '네이버-클로바' 앱에 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아직 음성 인식이 잘 안 된다는 지적 등이 있는 만큼 기다리며 개발을 더 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한 대표와의 일문일답.
--현재 개발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네이버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에게 당장 도움이 되는 사례가 뭔가.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 쇼핑 챗봇을 통한 주문을 테스트해보니 소상공인에게서 반응이 좋았다. 일과 후 자는 시간에도 고객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더라.
상품 추천 기술은 현재도 서비스에 일부 적용된 상태다. 많이 팔린 상품 등 통계 기반 정보가 아니라 개인 구매 이력과 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빨리 옷을 사 입어야 하는 사람에게 긴급 배송에 적합한 가게를 추천하는 등의 기술도 가능하다.
젊은 고객들은 일명 '품번'이라고 하는 오프라인 상품 코드를 많이 찾는다. 사정이 어려운 사업자에게 우리가 상품 ID 발급을 도와줄 수 있다. 상품 ID로 온라인 구매와 결제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비즈니스 AI 어드바이저'도 상인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매출이 어느 수준까지 나오면 검색광고를 하라고 추천하고, 이런 창업 흐름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창업은 실패율이 높고 어려움이 많다. 사람이 아닌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컨설팅을 해줘 의미가 있다. 이는 콘셉트 수준이 아니고 당장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전임 회장(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은 구글 등 국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를 강조했다. 최근 페이스북의 인터넷망 '무임승차' 문제도 있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인기협회장으로서 본인 역할을 알려달라
▲ 유튜브가 망 비용을 이미 안 내고 있고, 페이스북도 캐시 서버가 한국에 있는데 (유튜브처럼) 비용을 안 내려고 한다는 얘기다.
네이버 등 국내 콘텐츠 사업자(CP)는 이미 콘텐츠 전송과 관련해 망 비용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 등 영세 CP도 돈 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야 (비용 부담을) 버틸 수 있지만, 스타트업까지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스타트업까지 망 비용을 내라고 하면 이런 업체는 사업도 제대로 해보기 전에 사라져 인터넷에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망 중립성 차원에서 바라봐야 할 사안이며 정부와 인터넷망을 운영하는 통신사, 업계가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다.
--파트너스퀘어 부산이 중소상공인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들었는데
▲ 어제 파트너사들 불러 행사했는데 감동적이었다. 네이버가 직접 현지 의류 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해 패션쇼를 했다.
몇만원, 몇천원 하는 상품이지만 멋있게 패션쇼를 하니 오너(업주)들이 '자기 옷이네' 하며 사진을 찍는 등 반응이 좋았다.
사실 쇼핑몰이라고 해도 결국은 자기 옷을 만드는, 많은 디자이너가 있는 공간이다. 이런 분들이 그냥 잊혀서는 안된다. 계속 파트너스퀘어 부산에서 이런 패션쇼를 할 계획이다.
--중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를 '라인', '스노우' 등 네이버의 글로벌 플랫폼과 연동할 계획은 있는가
▲ 라인이나 스노우까지 내가 직접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네이버나 연관 플랫폼이나 생각이 비슷하다. 무조건 플랫폼에 (사업을) 붙이는 건 옳은 방향이 아니다. 라인은 라인스럽게, 스노우는 스노우스럽게 가는 것이 옳다.
단 네이버의 기술은 글로벌에 쓸 수 있게 준비했다. 네이버 TV, 라인 TV 등으로 각사가 비슷하게 가고 각자 조금씩 바꿔 쓰도록 한다. 글로벌은 기반 기술 문제가 풀려야 할 수 있다. 예컨대 네이버 페이도 사용자 언어 문제가 있다. 해결점을 계속 찾고 있다.
--이번 달 '네이버-클로바' AI 앱을 출시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이런 것이 가능하다' 식의 스토리(서비스계획)를 만들고 있다. 바로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는 지점이 있고 더 기다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음성 인식이 더 잘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AI 관련해 쇼핑 챗봇은 사업자와 사용자 반응이 모두 좋다. 예약도 편하고 고객 대응할 때 전화보다 챗봇 쓰면 낫다고 하더라. 충분히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본다.
--대표이사 취임 2달의 소회는
▲ 김상헌 전 대표가 워낙 잘했던 만큼 걱정도 많지만 참 좋은 시기에 대표가 된 것 같다. 회사가 차근차근 정돈됐고 쌓아놓은 것이 꽤 많다. 가진 것을 잘 정돈해도 글로벌 수준까지 할 수 있는 게 많다.
업계에서 네이버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잘 정리해야 한다. 다양한 회사의 이해관계가 부딪칠 수 있다. 얘기도 많이 해야 하고 전보다 더 무겁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 신문을 열심히 읽는 사람이 됐다.(웃음) 전과 비교해 달라진 거 같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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