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에 퇴역 시점 삭제, 취역 40년 넘지만 여전히 맹활약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이 '명품'인 U-2 고고도 정찰기와 A-10 지상 공격기를 사실상 무기한 운영한다.
디펜스뉴스, 밀리터리닷컴 등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 1일∼2018년 9월 30일) 예산안 가운데 U-2와 A-10기의 퇴역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사회안전망 예산을 줄이는 대신 국방과 인프라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4조1천억 달러(4천600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국방예산은 6천30억 달러(약 677조4천705억 원)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190억 달러 늘어났다.
제임스 마틴 미 공군본부 예산국장(소장)은 국제사회의 변화에 따라 미국도 전력 유지에 주력한다면서, "U-2기를 앞으로도 계속 운영할 계획으로 2018 회계연도에 퇴역 시점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도 A-10기 퇴역도 무기한 연기됐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두 항공기의 퇴역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의회와 예비역으로서는 승리한 셈이라고 언론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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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골드파인 미 공군 총장은 2월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격퇴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A-10기를 오는 20121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멧돼지'(Warthog)라는 별명을 가진 A-10기는 올해로써 제작된 지 45년이 지났지만,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30mm 기관포,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해 지상군에 대한 화력 지원 임무(근접항공지원)에는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IS 등 무장세력이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온 러시아제 23mm 대공포화에도 견딜 수 있는 이중 장갑으로 돼 있어 피격 시에도 생존율이 높고, 저공과 전천후 작전 능력 등을 보유했다.
IS 격퇴전을 지휘하는 육군과 해병대 일선 지휘관들과 의회 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공군 측이 적합한 대체기종 없이 A-10기 퇴역을 밀어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난해왔다.
'첩보기의 고전'으로 알려진 U-2기도 차세대 고고도 장기체공 전략정찰기(HALE)가 취역하는 오는 2019년에 퇴역할 예정이었으나,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고 공군 관계자는 밝혔다. HALE는 유인기인 U-2기와 무인기인 RQ-4 '글로벌 호크'의 장점을 통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5년 작전 배치된 U-2기는 냉전의 산물이다. 미국과 당시 소련 간에 치열한 첩보전이 전개된 상황에서 제작된 U-2기는 '드레곤 레이디'(Dragon Lady)라는 별명에 걸맞게 물샐틈없는 방공망을 자랑하는 소련과 북한 등의 군사시설에 대한 고공정찰에 큰 역할을 했다.
2만1천 피트(6천400m) 고공에서 고성능 카메라 등으로 신호, 영상, 전자정보를 수집해 전송하는 U-2기는 지상의 차량 번호판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며, 엔진을 끈 채 활공 비행도 할 수 있다. 시속 500마일(804.6㎞)로 체공 시간은 8시간이다. 이와 함께 엔진을 끈 채 활공 비행할 수 있는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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