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이래 최다 인명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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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바레인 내무부는 23일(현지시간) 시아파 지도자의 고향 마을에서 벌어진 농성을 진압하고 현상수배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시위대 5명이 숨졌다고 24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수백 명 발생했으며, 286명이 체포됐다. 내무부는 "현상 수배된 테러분자와 흉악범을 체포했다"면서 "시위대가 흉기와 화염병으로 경찰을 위협해 18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사망자는 바레인 경찰의 발포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바레인 인권단체들은 이 진압 작전에 경찰뿐 아니라 군도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진압은 중동에 '아랍의 봄' 열풍이 불었던 2011년 바레인에서 벌어진 시아파의 반정부 시위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냈다.
바레인 당국은 전날 시아파 유력 인사인 아야톨라 이사 카심의 고향 디라즈 지역에 있는 그의 집을 급습했다.
이곳에서는 아야톨라 카심의 체포를 방어하기 위해 주민들이 2주째 연좌농성 중이었다.
아야톨라 카심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불법 모금한 돈을 세탁했다는 혐의로 21일 궐석재판을 통해 징역 1년이 선고됐다. 그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다.
바레인 수니파 정부는 시아파 반정부 세력의 배후가 '시아파 맹주' 이란이라고 의심해 왔다.
이번 무력 진압은 공교롭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에 방문해 연일 이란이 중동 내 테러를 지원한다며 일방적으로 비난한 직후 일어났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란 연설이 바레인 당국이 이날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세력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바레인의 한 시아파 단체 활동가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트럼프가 바레인에 '그린라이트'를 켜줬다"고 비난했다.
하마드 빈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은 21일 사우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고 양국의 우호를 다짐했다.
바레인 당국은 2011년 시아파를 중심으로 수니파가 권력을 독점하는 데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군 투입을 요청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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