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조기발견이 어려워 5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췌장암을 일찍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혈액검사법이 개발됐다.
췌장암은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거의 3~4기여서 5년 생존율이 8%에 불과하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종양 전문의 세사르 카스트로 박사는 췌장암 세포에서 혈액 속으로 방출되는 세포 외 소포(EV: extracellular vesicle)에 5가지 특이 단백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4일 보도했다.
EV는 세포에서 파생된 나노입자로 가까운 또는 먼 세포와 상호작용하고 이들을 변형시키기도 하는 단백질을 지니고 있다.
EV는 정상 세포 또는 암세포에서 모두 방출되지만, 췌장암세포에서 나오는 것은 정상 세포에는 없는 특이 단백질 5가지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혈액검사로 찾아낼 수 있다고 카스트로 박사는 밝혔다.
췌장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췌관선암(PDAC) 또는 췌장염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43명으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분석한 결과 이 5가지 단백질의 췌장암 진단 민감도(sensitivity)는 81%, 특이도(specificity)는 86%로 나타났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검사법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사람을 '양성'으로 검출해 내는 능력,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혈액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이며 비용은 60달러 정도라고 카스트로 박사는 밝혔다.
실험에 참가한 환자 수가 너무 적어 이 혈액검사의 정확성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췌장암 가족력 등으로 췌장암 위험이 매우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 췌장암 진단에 사용되고 있는 CA19-9(췌장암 표지)는 췌장에 염증이 있거나 췌장의 담도가 막혀도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췌장암 진단검사로는 매우 불완전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이 췌장암 표지는 흔히 암이 말기로 들어서야 수치가 올라간다고 그는 설명했다.
새로운 혈액검사법에 대해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췌장암 전문의 피터 킹햄 박사는 CA19-9 검사법에 비하면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라고 논평했다.
췌장암은 다른 암들과는 달리 확실한 진단법이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중개의학'(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5월 24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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