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수입을 통제했던 노르웨이산 연어가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2010년 인권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 선정으로 노르웨이에 대해 '보이콧 외교'를 실행한 지 7년여만이다.
25일 중국 질량신문망에 따르면 즈수핑(支樹平) 질량검사검험검역총국 국장은 지난 23일 페르 샌드베르그 노르웨이 어업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양국간 검역 관련 의정서에 서명했다.
양국은 노르웨이산 연어의 중국 수출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이로써 노르웨이산 연어는 중국 시장에 회귀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류샤오보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노르웨이산 연어는 중국 시장의 92%까지 장악하며 시장 지배자적 대우를 받았었다.
하지만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중국은 즉각 노르웨이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무기한 연기하고 노르웨이산 연어를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
이듬해인 2011년 중국의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은 70% 급감했다.
중국 당국은 또 2014년 9월 노르웨이산 연어에 '전염성 연어 빈혈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이유로 통째로 된 노르웨이산 연어의 수입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대가리, 아가미, 내장을 제거한 연어나 일부 가공 처리를 거친 연어는 수입이 허용됐지만 그 사이 노르웨이산 연어의 중국 시장 판매는 크게 위축된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2015년 노르웨이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양국 관계에 해빙 무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어 양국은 지난해 12월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노르웨이가 중국의 핵심이익과 우려사항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거듭한 결과였다. 덩달아 노르웨이 증시에서는 연어 관련 기업의 주가도 급상승했다.
이에 따라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달 7일 중국을 방문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FTA 협상의 재개에 합의했다. 환구시보는 이를 두고 10년만에 노르웨이 정상이 처음 중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7년간의 외교갈등을 봉합한 중국과 노르웨이는 이와 함께 과학기술, 스포츠 등 분야에서 협력키로 하는 협정에 서명하며 새로운 관계 설정을 모색 중이다.
노르웨이 해산물협회는 앞으로 수년내 자국산 연어의 중국 수출로 매년 1억2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노르웨이에선 중국과의 외교갈등으로 노르웨이가 입은 수출 피해 규모가 7억8천만∼13억 달러(8천824억∼1조4천70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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