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단통법 합헌에 '안도'…방통위 "정책 지속"

입력 2017-05-25 15:50   수정 2017-05-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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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 단통법 합헌에 '안도'…방통위 "정책 지속"

헌재, 지원금 상한제 순기능 인정…내달 임시국회서 법 개정 추진

이동통신업계 "10월 이후에도 지원금 크게 오르진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한지훈 기자 = 헌법재판소가 25일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를 합헌이라고 판단하자 이동통신업계는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갑작스러운 시장 변화 가능성을 피한 것에 안도하면서 오는 10월로 예정된 관련 법 조항 일몰(日沒)에 충실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새 정부에서도 이동통신 시장 안정화 정책을 계속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휴대전화 지원금을 최고 33만원으로 제한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제4조 1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휴대전화 소비자인 청구인들은 지원금 상한제가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거스른다며 위헌을 주장해왔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오히려 "지원금 상한제는 과도한 지원금 지급 경쟁을 막고, 이동통신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법 조항"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는 이용자 차별과 소비자 후생 배분의 왜곡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지원금 공시 제도와 결합해 투명한 유통 질서 확립에도 기여한다"고 순기능을 옹호했다.

이는 지원금 상한제 덕분에 휴대전화를 아주 싸게 구매하는 '고객'과 아주 비싸게 구매하는 '호갱'의 차이를 없앴다는 그간 정부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판단이다.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 관계자는 헌재 결정에 대해 "지원금 상한제가 통신 사업자 간의 소모적인 경쟁과 이용자 차별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고, 헌재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일부 집단상가에서 종종 불법 영업이 적발되기는 했으나 단통법 시행 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됐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만일 헌재가 지원금 상한제를 위헌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즉시 과열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휴대전화 판매 전 공시한 대로 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지원금 공시 제도, 모든 소비자에게 동등하게 혜택을 줘야 하는 이용자 차별 금지 제도 등이 남아있는 한 단통법 효과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10월부터 지원금 상한제가 사라지더라도 지원금을 크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특정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을 출시 초반 다소 넉넉하게 지급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통사들이 미련하게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일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원금을 한번 공시하면 적어도 일주일간 유지해야 한다"며 "공짜폰이 속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방통위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가 없어져도 시장 불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통위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원금 상한제 유지가 아니라 이동통신 시장의 안정화"라고 강조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원금 상한제를 조기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이미 의원 입법으로 발의된 단통법 개정 법률안이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단통법 시행 후 지원금이 줄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국회에서 개정안 논의를 통해 조기 폐지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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