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운영사 "점차 중·러 관광객 늘어날 것…대북 구호물자도 운송"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해상 화물·여객선(화객선) '만경봉호'가 25일(현지시간) 두 번째운항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나르며 본격적 상업 운항에 들어갔다.
하지만 200명을 태울 수 있는 화객선을 이용한 승객은 10명이 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북한 나진항을 출발한 만경봉호는 25일 오전 8시40분께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했다.
기상 악화로 도착이 당초 예정 시간보다 두 시간 가까이 늦어졌다.
만경봉호 운영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의 블라디미르 바라노프 사장은 "이번엔 화물 없이 승객만 태우고 왔다"며 "중국인 관광객 3명과 러시아 선원 4명이 배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바라노프는 "아직 초기 운항이라 이익을 내긴 어렵겠지만, 점차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면서 "세 번째 운항부턴 훈춘 출신의 중국이 관광객이 더 많이 배를 이용하고 러시아 관광객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조만간 북한으로 들어가는 인도주의 구호물자인 4천t의 콩도 운송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만경봉호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온 한 중국인 관광객은 "객실이 깨끗하고 음식도 좋았다. 여행이 편안해 마음에 들었다"면서 "중국 여행사들이 만경봉호에 관심을 두고 관광객들을 모집하고 있어 6월부터는 승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경봉호는 지난 18일 중국 여행사 대표들을 태우고 선박 상태와 항로 등을 점검하기 위한 첫 시범 운항에 나선 바 있다.
화객선은 매주 1회 나진-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정기 왕복 운항할 계획이다.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사는 대북 제재로 2006년 일본입항이 금지된 후 나진항에 방치돼 있던 만경봉호를 수리해 러-북을 연결하는 해운 노선에 투입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북한 측과 합의하고 지난해부터 선박을 수리해 상업 운항을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 등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만경봉호가 취항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북한은 만경봉호 운항은 순수히 상업적인 것으로 안보리 제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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