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근혜 재판서 '공모' 증거 제시…朴측 "사실과 달라"
내달 1일 이재용 부회장, 7일 김기춘·조윤선 재판기록 조사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592억원대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리는 법정 심리가 25일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2차 공판기일을 열어 증거조사를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만 출석한 상태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 과정의 강제모금 등 직권남용·강요 혐의에 관한 서류증거를 다뤘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사건의 재판기록 중 박 전 대통령 지시나 공모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재단 이사진 명단, 정관 등을 내려줬고 최씨가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소개서를 대기업 회장들과의 독대 자리에서 건넸다는 안 전 수석의 증언, 각종 지시사항을 안 전 수석이 그대로 업무 수첩에 기재했다는 내용 등이었다.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 뜻에 따라 최씨에게 문건을 건넸다고 증언한 조서도 공개됐다.
그러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르재단 정관 등을 전달받았다는데, 기록에 보면 미르재단 정관은 문체부 과장이 전경련에 샘플을 전달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서를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 총수들에게 줬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소개서를 받은 재벌 총수가 3명인데 이들이 안 전 수석에게서 자료를 받았다는 진술이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인 중 개인 비리로 기소된 사람들이 있고, 안 전 수석의 경우 공소장엔 기재되지 않았지만 P업체 대표로부터 훈민정음 해례본을 받은 사실이 기록에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압박 카드로 관계자들의 개인 비리를 수사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에둘러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다음 달 1일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건의 공판 기록을 조사한다. 내달 7일엔 장시호, 김종 전 차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사건의 공판 기록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어 8일엔 그동안 이어진 서류증거 조사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종합해서 듣기로 했다.
이달 29일부터는 곧바로 삼성 뇌물 사건과 관련한 증인 신문이 시작된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함께 나와 재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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